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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어 / 유수연

도리어 / 유수연 고양이나 강아지의 울음을 따라 해도 우리는 사람으로 태어나 사람이었다 사람이기에 사람의 일을하는 것을 슬픔이라고 불렀다버리지 못할 슬픔을 사람의 꼬리라고 불렀다 건물에는 불이 꺼지고 켜진다빈 침대가 생기고 사람이 사라진다 사람의 일과 동물의 일은 생명의 일로 같아 그런데 고양이나 강아지도 겪는 일을 사람만 요란하게 해내려 해 건물에는 불이 꺼지지 않고벤치에 앉은 너를 안아보았다 빈 페트병처럼 곧 찌그러질 듯이 그러나 생각보다 비어 있지 않은 너에게 어떤 말도 하지 않기로 했지만다짐은 포옹을 버텨내지못했다 다정이 가장 아픈 일이 되었다 돌아오는 새해에 사람이라면 사람의 일을 잊지 말아야겠다 생각한 일은 새해를 넘기지 못했다 그림자 같은 고양이들이 꼬리를 묶고사라지는 것을 본다 그림자 같음..

글쓰기 공부방 2025.06.11

해질녘 / 신경림

해질녘 / 신경림 꽃 뒤에 숨어 보이지 않던 꽃이 보인다.길에 가려 보이지 않던 길이 보인다.나무와 산과 마을이 서서히 지워지면서새로 드러나는 모양들.눈이 부시다,어두워 오는 해 질 녘.노래가 들린다, 큰 노래에 묻혀 들리지 않던.사람에 가려 보이지 않던 사람이 보인다.해 질 녘 사물들은 모습을 감춘다. 꽃 뒤에 숨어 있던 꽃은 물론이고, 꽃 앞에 있던 꽃마저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던 길은 물론이고, 보이던 길조차 땅거미 속으로 사라진다. 나무와 산과 마을이 어둠에 지워지고 있는데 눈이 부시다니 어불성설 아닌가? 해 뜰 녘이라야 옳지 않겠는가? 그럼에도 고개가 주억거려지는 것은 육안이 아니라 심안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생의 해 질 녘에 비로소 보이는 것들, 분별과 경계가 사라지면서 새롭게 드러나..

글쓰기 공부방 2025.06.11

약속을 지킬 줄 아는 사람

약속을 지킬 줄 아는 사람약속을 정하기는 쉽지만,그 약속을 지키기는 더욱 어렵다는 것입니다.약속을 정하기 전에먼저 이 약속을 지킬 수 있는지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지키지 못할 약속은 차라리하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작은 약속 하나 때문에서로의 사이가 서운해질 수도 있다는 것을우리는 많은 경험으로 알고 있으니까요.자신이 한 약속을 끝까지 지킬 줄 아는 사람은아름다운 약속을 하는 사람입니다.우리에게는 습관처럼 하는약속이 있습니다."어 조만간 밥 한번 먹자!""나중에 전화할게."'인사치레'라고 하지만누군가는 그 한마디 약속 때문에기다리는 마음과 소중한 시간을허비할 수 있습니다.# 오늘의 명언​약속을 쉽게 하지 않는 사람은 그 실행은 가장 충실하다.– 장 자크 루소 –

소금 2025.06.11

높은 데서 본 세상

높은 데서 본 세상열 살 예성이가 설악산에서설악산 케이블카를 탔어요바닥이 유리라 무서운데두 손 꼭 쥐고 올랐어요점점 작아지는 나무들점점 작아지는 사람들이마치 개미 같았어요권금성에 도착했을 땐하늘이 더 가까이 와 있었어요구름이 나랑 인사했어요바위는 공룡처럼 커다랗고바람은 마법사처럼 귓속말을 했어요“예성아, 잘 왔구나.”바다도 보이고, 강도 보여요온 세상이 한눈에 들어와요조금은 무서운데마음은 뻥! 하고 시원해요내려가기 전에하늘에게 손을 흔들었어요"또 올게!" 하고 인사했어요

모닝 페이지 2025.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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