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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적인 소문

악의적인 소문어느 마을에 성실한 남편과 온화한 아내가착한 두 아이와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그 집에서는 매일 저녁 즐거운 웃음소리가끊이지 않았습니다.마을 사람들은 화목한 그 집의 가족들을칭찬하고 부러워했습니다.하지만 빛이 밝으면 그 그림자는더욱더 짙어지는 법입니다.옆집에 살면서도 화목한 가정과는 다르게가족 간의 사이가 좋지 않은 가정이 있었습니다.화목한 저녁 식사 시간은커녕 가족끼리 모이는일도 별로 없는 냉랭한 집안이었습니다.그 집에서는 화목한 웃음소리가 아닌짜증과 고함뿐이었습니다.어느 날 화목하지 못한 가정의 사람이마을 사람들과 이야기하다가 근거 없는악의적인 말을 내뱉었습니다."다들, 제 말을 좀 들어보세요.저의 옆집에 사는 사람들이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아세요?그 사람들이 글쎄..."질투심에 마구 거짓..

소금 09:34:49

의사가 말한 것 / 레이먼드 카버

의사가 말한 것 / 레이먼드 카버 그가 말했다 좋아 보이지 않는다고그가 말했다 사실은 나쁘다고 아주 나빠 보인다고그가 말했다 폐 한쪽에서만 서른두 개까지 세다가그만뒀다고(중략)내가 그 말을 완전히 소화하게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그저 그를 쳐다보기만 했다잠시 동안 그리고 그도 나를 마주보았다 그때였다내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그 사내의 손을 잡아 흔든 건여태 이 세상 어느 누구도 내게 주어본적이 없는 걸 내게 준 사내아마 고맙다는 인사까지 했던 것 같다 습관이란 게무서운 거라―레이먼드 카버(1938∼1988)사람은 누구나 죽지만 자신이 죽으리라는 것을 ‘진짜로’ 믿고 살아가는 사람은 드물다. 죽음을 알고 보고 겪지만, 자신의 죽음만은 오지 않을 미래처럼 여긴다. 어쩌면 죽음을 믿지 않아야 삶에 집중할 ..

나의 새 것 / 이상국

나의 새 것 / 이상국 나에게는 이제 남아 있는 내가 별로 없다어느새 어둑한 헛간같이 되어서산그늘 옛집에 살던 때 일이나살이 패도록 외롭지 않으면어머니를 불러본 지도 오래되었다저녁내 외양간에 불을 켜놓고송아지 나올 때를 기다리거나새벽차를 타고 영을 넘던 일을 생각하면지금의 나는 거의 새것이다(후략)- 이상국 '어느 날 스타벅스에서' 부분살다보면 너무 멀리 와버렸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일곱 살의 나와 열일곱 살의 나와 스물일곱 살의 나를 저곳에 두고 참 멀리도 왔다. 과거에 나의 일부를 남겨두고 새 몸을 갈아 끼우며 여기까지 왔지만 문득 사라진 내가 진짜 나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과거의 내가 지금 내게 없어 나는 완성되지 못하는 건지도 모른다. 문득 뒤를 돌아보면 내가 두고 온 얼굴..

가벼운 고독 / 유승도

가벼운 고독 / 유승도 아내가 집을 비운 날나뭇가지에서 나뭇잎이 떨어진다투툭, 풀잎을 치고는 땅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세상이 왜 이리 고요한가멀리서 닭 우는 소리가 산과 산 사이를 울린다가만히 가만히 살자-유승도(1960~) 유승도 시인은 강원도 영월 망경대산 자락에 살고 있다. 그곳에서 시인은 “산마을을 덮으며 다가”오는 산그늘을 바라보고, “고사리를 찾아 숲길을 타”면서, 그리고 이런 늦봄에는 막걸리를 사서 자전거 운전대에 매달아 “잘 있었냐는 말 대신 묵묵히 술병을 건네받을 사람”을 만나러 간다. 그러면서 “너도 나도/ 자연이란 몸의 세포 하나하나”라는 생각을 갖는다.그런데 오늘은 아내가 바깥으로 나들이를 가서 시인은 산 중턱 오두막에 혼자 있게 되고, 집은 한없이 조용하기만 하다. 너무나 조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