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09 11

두려운 방향

두려운 방향어린 시절, 자전거 타기에여러 번 실패했습니다.넘어지는 게 두려워 균형 잡는 법을배우지 못했기 때문입니다.오랜 시간이 지나대학생이 되어 다시 자전거를 배우던 중,선생님께서는 넘어지는 쪽으로핸들을 돌려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처음에는 쉽게 이해되지 않았습니다.일부러 넘어질 쪽으로 핸들을 돌리라는 말이낯설고 두려워 고집스럽게 내 방식대로 시도했지만,계속 넘어지고 말았습니다.결국 선생님의 조언을 따라보기로 했습니다.넘어지는 쪽으로 핸들을 돌리자놀랍게도 균형을 되찾고 자전거를탈 수 있었습니다.익숙해질 때까지 두려움은 여전했지만,때로는 두려운 쪽으로 몸을 내밀어야만비로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알게 되었습니다.두려움과 어려움 앞에서우리는 종종 뒤로 물러서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하지만 진정한 탈출구..

소금 2025.06.09

걱정 말고 사세요

걱정 말고 사세요스스로 형편없다는생각에 사로잡힌 사람은 현실에서 발생한부정적인 일과 자기 자신을 연관지어 생각한다.자신이 한 일을 반성하고, 후회하고, 자기 자신을부정한다. 현실에서 발생한 사건과 자기 자신을연관지어 생각할 필요는 없다. 현실에서부정적인 일이 생겼다고 해서 그것이곧 나 자신이 형편없다는 것을의미하지는 않는다.- 구와나 마사노리의 《긍정뇌로 리프로그래밍》 중에서 -* 우리의 일상은수많은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그런데 우리는 종종 그 일상에서 일어난 사건과자신을 동일시합니다. 하루에도 희로애락이 수도 없이반복됩니다. 일어난 일이 일어난 것이니, 일일이 그에반응하며 자책할 필요는 없습니다. 티베트 속담에"걱정해서 걱정이 없어진다면 걱정할 일이없겠네"라는 말이 있습니다.

소금 2025.06.09

고독 / 김광섭

고독 / 김광섭 내하나의 생존자로 태어나서 여기 누워 있나니한 간(間) 무덤 그 너머는 무한한 기류의 파동도 있어바다 깊은 그곳 어느 고요한 바위 아래내고단한 고기와도 같다.―김광섭(1905∼1977)1938년의 시집에 수록된 작품이다. 김광섭 초기 시의 대표적 작품이기도 하다. 거의 100년이 되었지만 지금 시대에 맞지 않는, 우리가 이해하지 못할 그런 시로 보이지는 않는다. 오히려 상황은 그 반대다.김광섭 시인은 당대 최고 수준의 지식인이었다. 창씨개명을 거부하고 감옥에 다녀오기도 했다. 이런 이상과 현실 사이에 겪은 절망이 이 시에 담겨 있다. 그렇게 태어난 이 시는 100년을 지나오면서 여러 상황 위에서 읽힐 수 있는 시가 되었다. 시인이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이 시가 살아온 역사는 시의 지층이 ..

글쓰기 공부방 2025.06.09

어머니는 전사다 / 이선애

어머니는 전사다 / 이선애 전화(戰火)가 휩쓸고 간 우물가어머니의 매운 손 끝에 당해 나뒹구는 잔해를 본다널브러져 말라붙은 피 묻은 살점텅 빈 소쿠리에 담긴 고무장갑축 늘어진 패잔병들 항아리 속에 누워고춧가루 붉은 약으로 상처를 싸매고 있다구설의 화살촉에 맞은내 가슴 속 상처도 보았는지어머니는 물 묻은 거즈로수 겹의 침묵으로 그것까지 동여매준다승리마저 잔인한 우물가 전쟁끝내 깊은 내상을 입고 쓰러진 어머니눈 오는 저녁의 잠꼬대를 듣는다폭설이 내리기 전 한 문장 한 문장전쟁을 마무리하라는 전언.(시집 ‘방울을 울리며 낙타가 온다’, 상상인, 2020)[시의 눈]평화가 숨 쉬는 산하, 넌지시 유월의 안경으로 내다보면 초연이 자욱하다. 갈라진 국토의 경계에서 핏발 선 눈으로 노려보며 가슴패기에 짙은 상흔을 ..

글쓰기 공부방 2025.06.09

눈물의 소리 / 김원식

눈물의 소리 / 김원식 애면글면 살다간한 생을 어찌 지울까사는 게 힘든 날엄마 생각이 절절하다뒤꼍 능소화 폈다고전화가 올 것만 같다목소리가 잊힐까봐엄마의 전화번호를차마, 지우지 못했다그리움 이는 저녁답휴대전화 속 엄마를꾸욱 눌러 본다제 눈물소리만 들렸다- 김원식 '눈물소리'시를 시이게 만드는 문장은 오직 단 한 줄이면 충분함을 다시금 확신하게 만드는 시다.어느 날 문득 절절하게 엄마 생각이 날 때, 목소리 잊을까 두려워 전화를 걸지만 들려오는 건 엄마 목소리가 아니라 자기 자신의 '눈물소리'뿐이라니. 시는 언제나 이처럼 예상치 못한 감각의 전환으로 놀라움을 준다.지하철 승강장에서 이 시를 발견하고 잠시 걸음을 멈추었다. 휴대전화를 꺼내 보고 싶은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보자. 저 너머로부터 눈물소리가 들려..

글쓰기 공부방 2025.06.09

나는 버드나무가 좋아서 / 이승희

나는 버드나무가 좋아서 / 이승희 버드나무에물고기 한 마리물고기 두 마리잎잎마다 살게 하였습니다가지마다 수십 마리의 물고기들차마 다 하지 못한 말처럼바람 불면차곡차곡흔들립니다바람은 자꾸 아픈 마음을 데려와함께 살라고 합니다나는 낮잠처럼물고기 한 마리 허공에 놓아주고물속으로 놓여난 물고기를 하염없이 바라봅니다그래도 찬란합니다무엇으로든 빛납니다무엇이 되고 싶지 않다는 것은 그런 것인가봅니다내가 사랑한 귀신들에게 방 하나씩 다 내어주고서야우리가 살 집을 지어봅니다이제 막 물속으로 잠기려는 잎사귀입니다이승희(1965~) 버드나무가 너무 좋아서, “잎잎마다” 물고기를 기르는 시인이 있다. 버드나무 한 잎 한 잎의 초록 물고기들, “차마 다 하지 못한 말처럼” 바람에 흔들리고 또 흔들린다. “바람은 자꾸 아픈 마..

글쓰기 공부방 2025.06.09

나무늘보 / 함명춘

나무늘보 / 함명춘 얼마나 무겁고 큰 것을 짊어지고 가기에저토록 느리게 기어오르는 걸까시작과 끝이 보이지 않으니가늠조차 할 수 없으니그건 고뇌일 거다그래, 지상의 고뇌란 고뇌는 모두 끌어모아등 위에 짊어지고나무 꼭대기에 올려놓으려 하는 거다다시는 지상의 그 누구에게도돌아가지 못하도록아예 큰 구름 위에붙들어 매어 두기 위해 기어오르는 거다-함명춘(1966~) 열대 우림 지역에 산다는 나무늘보를 직접 본 적은 없지만, 나무에 매달려서 열매와 나뭇잎을 따 먹는 것을 텔레비전에서 본 적은 몇 차례 있다. 동작이 몹시 느릿느릿했고, 털이 길었고, 특히 갈고리발톱이 눈에 띄었다.시인은 나무늘보가 너무나도 더디게 움직이는 이유는 그 등에 산(山)처럼 큰 짐을 지고 있기 때문일 거라고 말한다. 마치 풀을 베서 지게에..

글쓰기 공부방 2025.06.09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