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뿐인 줄 알았다. 기다림뿐인 줄 알았다. 비어 있는 의자는 그저 쓸쓸할 거라고 지레짐작했다. 먼지가 쌓이거나, 이끼가 끼거나, 비에 젖거나 할 때 내부에 출렁이는 것이 슬픔뿐인 줄 알았다. 바람이 앉기도 하고, 고요가 앉기도 한다니 비어 있는 날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산속에 숲이 있고, 숲속에 의자가 있을 것인데 산이 의자에 앉는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한시도 저 혼자인 적이 없을 터인데도 많은 날을 저 자신으로 앉아 있다는 것을 알았다. 모두를 받아주면서도 자기 자신을 놓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공자, 맹자, 장자 다음에 의자를 불러보았다.
[서울경제신문 반칠환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