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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로(寒露)에 부쳐
찬 이슬이 풀잎 끝에 맺히는 새벽 들녘엔 안개가 허옇게 깔리고 기러기 울음소리 따라 가을이 깊어갑니다 감나무 잎은 불긋불긋 물이 들고 논두렁 벼이삭은 고개를 숙입니다 농부의 손등엔 햇살보다 더 진 세월이 내려앉고 아낙의 치맛자락엔 바람보다 먼저 겨울이 스칩니다 이제는 따뜻한 차 한잔에 마음을 데우며 서늘한 공기 속에서도 감사한 오늘을 맞이합니다 떠나는 계절 붙잡지 말고 익어가는 마음으로 또 한 해를 마중합니다 한로의 아침 당신의 하루에도 고운 빛 내려앉길 빕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