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에 부쳐
풀벌레 울음이
들녘 끝까지 번져가고
뙤약볕 기세 꺾인 들길 위로
서늘한 바람이 먼저 다가온다
여름의 무거운 숨결은
땀방울에 묻혀 떠나가고
이제는 익어가는 곡식의 빛깔이
하루하루 깊어만 간다
지나온 계절의 고단함을
이삭은 곧게 삼키고
들녘의 바람은
묵묵히 겨울을 준비한다
오늘
처서의 문턱에서
나는 또 한 번 마음을 다잡는다
덥고 긴 여름을 건너온 것처럼
내 삶의 길도 언젠가
더 선선해질 날이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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