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으로 가는 칠월 아침
마당 끝 호박잎엔
이슬이 구슬처럼 맺히고
우물가 개 짖는 소리
먼 들녘까지 퍼져간다
볕은 지붕 위로
살포시 내려와
누렇게 마른 짚단 위에
잠시 걸터앉는다
논두렁 사이로
흰 왜가리 한 마리
느긋하게 걸음을 옮기고
참깨꽃 핀 밭두렁엔
아지랑이가 일렁인다
칡넝쿨 타고 올라간 칠월의 바람
뒤란 감나무 잎사귀 흔들며
여름의 문턱을 두드린다
덥고도 정다운
고향의 한 철이
이렇게 조용히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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