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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과의 동거

귀촌일기 박뫼사랑 2025. 6. 20. 11:13

 

벌과의 동거 


처음엔 두 마리
조심스레 처마 밑에
작은 집을 지었다

조용히 숨죽이며
서로를 바라보던 날들

그러다 어느새
이주일이 지나
여덟 마리로 늘었다
작디작던 집도
점점 제법 집다워지고

마음 한편
조금씩 불편해졌다

이제는
헤어질 시간

고요히
벌집을 날려 보냈다

짧았던 동거
짙은 윙윙거림만 남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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