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 시 창작 강좌> 제102강
■ 좋은 시 쓰기의 몇 가지 방법
지난주 강의에서 시는 조감도적(鳥瞰圖的/새가 위에서 아래로 보듯 내려다보는 것)으로 쓰면 시의 소재가 자꾸 축소되고 충감도적(蟲瞰圖的/자세하게 세세하게 들여다보는 것)으로 쓰다보면 시적 지경이 확대 된다는 것과 성능이 아주 좋은 망원경으로 쭈욱 당겨서 아주 가까이에서 봐야한다고 역설한바 있다.
오늘은 지난주 강의에 더하여 내시경으로 들여다보는 시 작법을 익힐 것을 권한다. 내시경이란 시적 대상의 속으로 들어가란 말이다. 그 속에 들어가서 감춰진 새로운 것을 찾아내라. 내시경 시작법은 시인의 주관이 가장 많이 들어갈 수 있으므로 좋은 작품이 나올 가능성이 많다.
오늘은 다시 좋은 시 작법에 대한 몇 가지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자.
동서양을 망라하여 시는 인문학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다. 그 중에서도 동양 시문학의 중심에는 공자가 있다. 우리의 선조들은 이 전통에 향도되어 왔기에 시에 대한 이해를 위하여 공자의 어록을 살펴보는 것은 시의 뿌리를 아는 일이라고 생각해 왔다. 지금도 그 전통은 유효하다. 그 공자의 어록 중에서 '시를 공부하지 않고서는 말할 게 없다(不學詩면 無以言)'는 구절이 나온다. '시는 인간의 가장 완벽한 발언'이라고 영국의 매슈 아놀드가 한 발언과 일맥 상통 하다. 즉 시를 알지 못하고는 말을 안다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시는 언어의 정수라는 말이기에 좋은 시란 결국 우리의 언어를 갈고 닦는 일에 다름 아닌 것이다.
● 좋은 시를 쓰는 일곱 가지 방법
1.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직접 하지 말라. 직접 말하면 시가 안 된다. 반드시 화자(시 속에서 말하는 사람 또는 사물)가 말하게 하라. 다시 말하거니와 시의 주인공은 시인이 아니라 시 속의 화자다.
2. 시인은 하고자 하는 말을 시 속에 숨겨놓아야 한다. 독자가 시를 읽으면서 숨은 그림 찾기처럼 그 의도를 하나씩 찾아낼 수 있도록 하라.
3.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면 산문이지 시가 되지 않는다. 반만 말하고 독자가 스스로 느끼도록 하라. 시에 등장하는 것을 독자가 이해하지 못할까봐 하나하나 설명하려는 자세는 좋은 시에 대한 최대의 적이다.
4. 시에 등장하는 사물이 하는 이야기를 받아서 적는다는 느낌으로 써라. 시적 대상을 자세히 살펴보고 말을 걸면 언젠가는 그 사물이 대답을 한다. 그 때 그 말을 받아적는 것이다.
5. 시의 말투에서 시인의 품격이 결정된다. 시에 등장하는 화자는 조심스레 말하고 품위있게 말하고 새로운 얼굴로 말하게 하라. 행동을 가려서 할 줄 알아야 시인의 품위가 살아난다.
6. 좋은 시는 남들이 생각하는 방향과는 다르게 쓰되 공감을 자아내도록 쓴 시다. 즉, 새롭게 하기의 성공 여부가 좋은 시와 그렇지 않은 시의 경계다.
7. 글자 하나하나가 그 시의 핵심이라는 생각으로 글자 한자의 선택도 고심하여 차용하라. 제대로 된 시인은 글자 한 자의 미묘한 변화도 잡아내는 사람이다.
겨울 강물 속을 콕콕 찍어
먹이를 삼키는 오리들
그 옆 들판 마른 풀섶에서는
이른봄을 꼭꼭 찍어먹는 새떼들
그 아래 구멍 뚫린 흙 속에서는
밥 짓는 개미들이 분주하다
낮은 산야를 휘돌아
나무둥지 새끼들의 입 속으로 돌진하는
어미새의 입에는
따뜻한 들판 한 가닥 물려있지만
너른 산야의 수북한 밥상이 통으로 끌려간다
어디 밝음 속에서 만이랴
어디서나 고봉으로 늘려있는 어둠을
쪼아먹는 새떼들 있어
드디어 새벽빛이 흐른다
천년 허공 위에 앉아있는
배고픈 나무 솟대들이여!
저 허공도 밥이다
하늘 아래서 배 곯지 마라
바위틈새 어린 풀씨 하나도 어제보다 더 자라있다
- 신달자, <저 허공도 밥이다> 전문
위 시는 텅빈 늦겨울 들판을 모티프로 시를 썼다. 이 시를 읽고 느낀점을 댓글로 달아보라. 두 분에겐 작은 선물을 보내려고 한다
지난주에 신미균 시인의 <가방>시를 읽고 느낌을 댓글로 달아준 회원 중에서 다음 두 분을 선정했다. 주소를 남겨 주시면 시집을 선물로 보내드리려 한다.
1. 이윤선 인천
2. 김영미 해심(광주)
- 이어산 <생명시 운동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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