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공부방

제62강 행복한 시 쓰기의 몇 가지 방법

귀촌일기 박뫼사랑 2017. 12. 25. 11:45

 <토요 시창작 강좌> 제62강
  
    지난 4일 타계한 송수권 시인의 장례식에 참석하러 가면서 13년 전 담배를 피우는 모습의 사진을 "송수권 시인 초청특강"의 팸플릿에 실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담배 연기가 피어오르는 흑백사진의 멋진 모습은 담배를 피우지 않던 나도 저런 폼으로 사진을 한 컷 찍어보고 싶었을 정도로 담배연기와 송수권 시인은 멋진 트레이드 마크처럼 나에게 각인되어 있다. 기억나는 그의 강의 내용 중에는 "시의 겉뜻(문맥)에 주제를 담지 말고 독자의 머리속에 떠오르게 감춰라" "모든 것을 말하려 하지 말고 절반은 비워 두라. 나머지 상상력은 독자의 몫이다" "매끈한 시 보다는 서툴고 거친 문제시에 관심을 가져라"라던 말이 새삼 머리에서 맴돌았다. 또한 그의 "시를 어렵게 생각하면 시를 못 쓴다. 우선 쉽게 생각하라. 시를 잘 쓰려고 하면 시가 어려워진다"라는 시론은 나의 시업도정(詩業道程)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시단의 감투, 줄서기와 줄세우기를 멀리하고 한국 서정시의 계보를 묵묵히 이어가던 모습을 이젠 볼 수 없다는 현실이 허전하다. 지난해 가을, <제1회 송수권 문학상>을 우리 밴드의 고문이신 강희근 시인의 열다섯 번째의 시집 '프란치스코의 아침'으로 받았는데 상금이 3천만 원이었다. 강 고문님은 그 상금을 뚝 떼어서 고흥지역 문학 지망생을 위해 쓰라고 고흥군수에게 전달했는데 송수권 선생님은 이 일을 고마워하고 파안대소하며 이야기를 나눴던 일이 지난해 11월 7일이었는데 바로 어제 같다. 송수권 시인과 동향인 모 시인은 송 시인과 전화 통화를 한지 두 시간 후에 부음을 들었다며 애통해 하는 모습에서 가슴이 더 아팠다. 삼가 송수권 시인님의 명복을 다시금 비는 바이다..

    오늘은 송수권 시인의 시론을 떠올리며 나의 강좌를  이어가려 한다.
   "시를 잘 쓰려다가 시를 망친다"는 말은 시를 너무 꾸미려 하거나 시에 대한 부담감을 갖고 시를 쓰면 시가 부자연스럽거나 천박한 화장을 한 것처럼 될 수 있다라는 말이다. 우리가 시를 쓰려는 목적이 무엇인가? 얼른 대답이 나와야 한다. 바로 시가 "나의 삶에 행복을 보태는 것"이 되도록 하라는 것이다. 이것이 <생명시 운동>의 개념이기도 하다.

   행복한 시 쓰기의 몇 가지 방법

   1. 시를 재미있게 쓰자.
       재미없는 시는 오래가지 못한다. 나도 재미있고 독자도 재미있는 시를 쓰자. 그 시를 읽었을 때 재미있는 시라면 좋은 시다. 시나 소설이나 재미있는 글이 오래 살아 남는다. 행복의 다른 말이 재미이며 재미를 통해서 사람은 기쁘거나 즐거워서 행복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2. 여행을 많이 하자.
       직접적인 여행은 시작(詩作)에 많은 도움이 된다. 그런데 그것만이 여행은 아니다. 소설이나 수필, 시를 읽는 것도 새로운 세계를 만나러 가는 여행이다. 새로운 세계를 만나면 시도 새로운 것을 쓸 수 있다.

   3. 솔직하게 쓰자.
      시는 자기의 생각을 진솔하게 토로하고 고백하는 고해성사이다. 시가 권위를 갖는 것은  고백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대신하여 진솔하게 마음을 드러내는 문학 양식이기 때문이다. 독자로 하여금 "어쩜 이렇게 내 마음을 표현 했을까!" 라는 공감을 이끌어 내어서 독자의 마음에 엉어리 진 것을 위로하거나 풀어 낼 수 있다면 시가 치유의 기능도 갖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은 '문학치료'라는 새로운 장르가 생겨날 정도이다. 나의 치부 까지도 드러낼 수 있을 때 치유가 되기 때문이다.

   4. 생동감을 넣자.
       시가 재미 없거나 지루한 것은 잘난체 하거나 친구 가족 등 주변을 자랑하는 이야기, 명령투의 이야기, 현실성과 동떨어진 뜬구름 잡는 식의 이야기, 자기 존재와 무관한 내용이거나 생동감이 없는 시이기 때문이다. 과거나 미래의 이야기라도 현실과 접목되어 공감을 이끌 수 있어야 살아있는 시가 된다.

   5. 소통이 되게 하자.
       언어는 소통을 목적으로 하는 인류 최고의 발명품이다. 시의 목적도 '의도의 전달'이다. 물론 시인의 서정적 충동을 글로써 명확히 전달하기는 어렵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정확하게 표현하기 어려운 것 같이 언어의 불충분성 때문이다. 그렇기에 시인은 언어를 다양하게 표현하여 마음속에 있는 것을 감동적으로 전달해야 시인으로써 가치가 있는 것이다. 무의미의 시를 썼던 김춘수 시인조차 "관념, 정서, 욕망은 함축성 있게, 음영은 짙게, 미묘하게 공감하도록 전달하는 것이 시다"고 설파 했을까. 그러므로 시를 아무리 뜯어보아도 무슨 내용인지 모르는 것은 독자의 잘못이 아니라 시인의 표현 미숙에서 오는 것일 가능성이 훨씬 크다. 물론 어려운 시도 훌륭한 완성도를 지닌 것도 있다. 그런 시는 읽을 수록 맛이 나는 것이지만 두 번 세 번 읽어도 해독되지 않는 시는 독자를 무시한 것이니 당신도 그 시를 무시해도 된다. 처음부터 불통을 전재로 쓴 시도 있지만 왜 그런 시를 발표하는지 나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런 시는 자기 혼자만 보고 즐기는 것이 오히려 나을 것이다.

   6. 독자를 배려한 시를 쓰자.
       시도 하나의 상품이다. 독자가 읽지 않는 시는 상점에서 먼지를 뒤집어 쓴채 팔리지 않는 상품과 같다. 시인은 시라는 상품의 공급자이고 독자는 그것을 소비하는 수요자다. 소비자는 신상품을 좋아한다. 의도가 다 드러난 시, 뻔한 이야기, 횡설수설하는 시는 유행이 지나도 한참 지난 상품이다.

   7.  냉정한 퇴고를 하자
       기본적으로 뜨겁고 적극적인 마음으로 시를 쓰되 퇴고는 냉정하게 해야 한다. 초보 시절에는 힘들여 시를 써놓고 그것을 빨리 자랑하고 싶어서 얼른 발표를 해버리는 수가 많다.  퇴고를 무시하면 그 사람의 글은 무시 당하기 십상이다. 퇴고를 하라니까 자기와 실력이 비슷한 초보의 작품평과 훈수를 귀담아 듣고 고치는데 그것이 시가 망하게 되는 길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라. 시를 볼줄 아는 시력(詩歷)이 있거나 시를 자기보다 잘 쓰는 전문가의 조언을 듣는 것이 중요하다. 바둑의 고수는 여러 수를 볼 수 있는 것처럼 전문가의 지적은 충감도(蟲瞰圖)와 조감도(鳥瞰圖)를 볼 수 있는 시안(詩眼)을 가진 사람이기에 반드시 전문가를 잘 만나는 것이 시인으로 성공하는데 중요한 변수가 된다. 시가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자기 고집대로 쓰려는 사람은 단언컨데 시도 안되고 시인은 더더욱 되기 힘든다. 세상을 내 마음대로 살 수 없듯이 시도 자기 마음대로 퍼지르면 세상을 어집럽히는 흉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말로 다 설명하지 않으면서 형상화를 시키는 것이 시인데 연습과 퇴고가 없이 그것이 되겠는가?

   ■ 알림
   제가 심한 알레르기와 몸살로 지난주의 숙제 시들을 깊이 읽어보지 못하였습니다. 5월을 모티프로 한 숙제 시 제출을 한 주간 더 연장하여 받습니다. <숙제>임을 표시하여 올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이어산, 생명시 운동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