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공부방

제41강 시와 언어의 관계

귀촌일기 박뫼사랑 2017. 12. 25. 11:16
<밴드장 토요강좌> 제41강


   1.시와 언어의 관계

   시를 포함한 모든 문학, 소설이나 희곡, 비평과 논설에 이르기까지 언어는 그 핵심이 된다. 그중에서도 시는 전적으로 언어의 묘미를 살려서 독자를 감동시키는 문학의 장르이며 언어와 조화하고 언어와 대결하는 예술이다. 그래서 시인을 '언어의 연금술사'라고 칭하기도 하는데, 이 말은 우리의 언어인 모국어를 다듬고 새롭게 하여 그 속에 내재한 진수를 캐내는 언어의 광부가 되어서 끊임없이 그 언어가 빛나도록 해야하는 책임이 있는 사람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말로 기억해야 할 것이다.

   2. 언어의 기능

   언어는 그 사용 방법에 따라서 많은 의미를 내포할 수 있는데 크게는 언어의 기능을 표시(表示Denotation/지시,외연)하고, 함축(含蓄Connotation/내포)하는 것으로 양대별 할 수 있다. 즉, 그 어휘가 외연적 의미와 지시적 의미를 충실히 해야함은 말할 것도 없고,  그 어휘들이 무엇을 내포하고 있고 함축하고 있는지 민감한 감수성이 느껴질 수 있도록 자극해야 하는 것이다.

   섭섭하게,
   그러나
   아조 섭섭치는 말고
   좀 섭섭한 듯만 하게,

   이별이게,
   그러나
   아주 영 이별은 말고
   어디 내생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이게,

   蓮꽃
   만나러 가는
   바람 아니라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엊그제
   만나고 가는 바람 아니라
   한두 철 전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서정주, <蓮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전문

   위 시에서 우리는 설렘과 흥분이 가라앉아 있으면서도 자유롭고 부드럽고 초탈(超脫)한 바람과 연꽃의 이미지를 만날 수 있다.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 아니라 만나고 가는 바람"의 차분한 느낌은 초조함이나 불안한 삶을 극복하고 여과시킨 바람임을 암시하고 있는 것이다. 섭섭한 듯해도 아주 섭섭하지는 않고, 이별이라도 언젠가는 만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놓은 이별, "어디 내생에서라도"의 "내생(來生)"과 "연꽃"이라는 말 등이 불교적 의미의 윤회사상(輪廻思想)을 바탕으로 한 초월적인 인생관이 함축 되어 있음을 느끼게 되는데, 그런 의미에서 더 깊게 들여다 보면 "바람"은 찰나의 생명으로 스쳐가는 인생의 인연과 의미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작품임을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시에서는 의미를 애써 탐색하여 찾아 내기 전에 먼저 독자에게 신선한 감각과 흥취가 유발되는 시어의 묘미를 줄 수 있어야만 더욱 좋은 시로 독자와 가까와질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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