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공부방

그래도, 그러하므로 / 김승희

귀촌일기 박뫼사랑 2026. 3. 16. 06:25

그래도, 그러하므로 / 김승희

 

가장 낮은 곳에
젖은 낙엽보다 더 낮은 곳에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그래도 살아가는 사람들
그래도 사랑의 불을 꺼뜨리지 않는 사람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그래도
어떤 일이 있더라도 (중략)
- 김승희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부분

포기하고 싶거나 전부 관두고 싶은 순간에도 내면의 피난처 하나쯤은 남겨둬야 한다. 시인은 부사 '그래도'를 명사로 바꾼 자리에 모두를 초대한다. 굴하지 않고 피하지 않고 생을 지속하는 사람들, 절망하더라도 의지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는 사람들이 그래도의 모닥불에 모여든다. 생각해보면 세상은 타인이 내게 던진 상처로 가득하고, 나 역시 누군가의 상처의 원인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래도'는 가장 강력하면서도 부드러운 생의 선언일 수 있다. 그래도, 그러하므로.
[매일경제신문 김유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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