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즈음에 / 양동하
하늘 끝에서
작은 눈 알갱이 하나
살며시 내려오는 듯한 날
바람은
손끝으로 겨울의 문을 두드리고
나무들은
참았던 숨을 길게 고른다
마당 가장자리에
얼음빛 그림자가 드리우면
우리 마음도
조용히 무언가를 기다린다
아직 본격적인 겨울은 아니지만
살짝 스미는 차가움 속에
따스함은 더 또렷해지고
소설 무렵
희미한 햇빛 아래
작은 평온이
포근한 담요처럼 어깨를 감싼다
오늘은 그렇게
겨울로 들어가는 문턱에서
잠시 멈춰 서서
조용히
빛을 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