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어떤 기술 / 윤유나
여리고 느린 음악으로 무장하고 싶다
끝내 사라지지 않게
밤새도록 거미줄에 매달려
무심하게 소용돌이치는 평화
피부를 찢고 돋아난 곳
허리춤에서 비릿한 냄새가 나
견디고 태양은 붉어졌고 알은 익었지
나무는 서 있기를 한 건가 인간을 도저히 미워할 수 없으니까
어젯밤 기록한 문자를 나열한다 기념이 지워진 자리에 숫자가 남아 있다
무지개 나비와 무지개 새가 무지개를 이루는 동네
세상을 미워할까
지금 달리고 있는 저 차가 인간을 치기 위해서 달리는거라고 생각할까
[윤이나 '삶의 어떤 기술' 창비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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