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공부방

삶의 어떤 기술 / 윤유나

귀촌일기 박뫼사랑 2025. 5. 22. 11:15

삶의 어떤 기술 / 윤유나

 

여리고 느린 음악으로 무장하고 싶다

끝내 사라지지 않게

 

밤새도록 거미줄에 매달려

 

무심하게 소용돌이치는 평화

피부를 찢고 돋아난 곳

 

허리춤에서 비릿한 냄새가 나

견디고 태양은 붉어졌고 알은 익었지

 

나무는 서 있기를 한 건가 인간을 도저히 미워할 수 없으니까

어젯밤 기록한 문자를 나열한다 기념이 지워진 자리에 숫자가 남아 있다

 

무지개 나비와 무지개 새가 무지개를 이루는 동네

 

세상을 미워할까

 

지금 달리고 있는 저 차가 인간을 치기 위해서 달리는거라고 생각할까

 [윤이나 '삶의 어떤 기술' 창비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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