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하는 날
찬 바람 맴도는 겨울 하늘 아래
고운 빛 무리진 배추들이 모였다
두 손 모아 꾹꾹 눌러 담는 정성
속이 꽉 찬 배추에 담긴 한 해의 마음
맑은 소금물에 목욕한 배추잎
붉은 고춧가루로 물든 양념의 손길
마늘과 생강
새우젓의 속삭임
어머니의 손끝에 생명이 깃든다
불게 물든 겉잎 수육에 맛 보는 싱그런 김치
알싸한 매운맛에 겨울이 녹아난다
나누어 먹을 이웃의 미소
따스한 김장 독은 사랑의 시작
하얀 눈 내리는 마당 한가운데
김치 냄새 퍼져나가 추위를 잊게 한다
겨울은 깊어만 가고
우리 마음은 푸근히 채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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