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12월의 찬 바람

귀촌일기 박뫼사랑 2024. 12. 3. 15:03

12월의 찬 바람

 

한 줌씩 깎아내린 듯
하늘마저 투명해진 12월
바람은 날 선 칼끝이 되어
볼을 스치고

마음을 흔든다

코끝 시린 차가운 공기 속에서
나뭇가지들은 숨죽이며 떨고
얼음처럼 굳어버린 땅 위로
발걸음마저 조심스러워진다

손끝에서 새어 나오는 한기가
누군가의 따뜻한 체온을 그리워하고
텅 빈 하늘 아래 흩날리는 숨결은
작은 별처럼 빛을 잃어간다

하지만 이 겨울에도
누군가는 손을 내밀고
따뜻한 차 한 잔의 위로가 되어
차가운 마음을 녹인다

12월은 차갑지만
그 안에 숨어 있는 온기를 찾아
마음의 벽난로를 피워내는 계절
끝과 시작이 포개지는 시간이다

춥지만 우리 살아간다
12월의 찬 바람 속에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