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공부방

두꺼비 / 남길순

귀촌일기 박뫼사랑 2024. 6. 13. 13:21

두꺼비 / 남길순

 

너에게 꼭 보여주고 싶은것이 있었는데

한 보름쯤 먹여주고 해달라는 대로 다 해주고 비비고 뒹굴다 죽여주고도 싶었는데

왜 안 왔니

왜 그렇게 안 오니

 

너도 아는지 모르겠다

기다림으로 간절해지는 목구멍의 피로를

 

가늘게 길어지다가 퉁, 하고 끊어져버리는

고무줄 같은 게

마음이라면 

좋겠다

 

물컹한 것을 손에 만지고도

놀라지 않는다면 

 

오래전부터 지켜보아온

거대한 무심으로

 [남길순 '한밤의 트램펄린' 창비 2024]

반응형

'글쓰기 공부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증폭 / 김은지  (0) 2024.06.14
길조 / 권덕여  (0) 2024.06.14
내가 사랑하는 사람  (0) 2024.06.12
나하나 꽃피어(조동화)  (0) 2024.06.12
빛의 광장 / 주민현  (0) 2024.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