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공부방

■ 詩의 山, 곧은 나무와 굽은 나무

귀촌일기 박뫼사랑 2018. 1. 5. 11:05
<토요 시 창작 강좌>

   ■ 詩의 山, 곧은 나무와 굽은 나무

   우리가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지만 내 마음에 쏙 드는 멋진 사람을 만나기란 정말 어렵다. 왜냐하면 나에게 딱 맞는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런 사람을 만날 수 없단 말인가? 아니다. 있다. 좋은 사람이란 만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주위에 좋은 사람이 많다는 것은 내가 좋은 사람을 많이 만들었다는 말이다. 처음부터 좋은 사람도 나쁜 사람도 없다. 내가 싫어서 차버린 사람도 누군가는 얼른 그 사람을 좋아할 수 있고 내가 그토록 좋아하는 사람도 어떤 이에게는 아주 싫어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 결국 사람 관계라는 것은 주관적이고 내가 하기에 따라서는 좋은 관계나 나쁜 관계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내가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을 해도 틀어지는 경우가 있다. 그것은 내 욕심 때문에 그럴 수가 있다. 그래서 "인간 관계 50%의 법칙"을 적용하면 웬만한 일은 다 이해되고 관계가 좋아진다. 내가 바라는 것의 반 만 좋아도 100%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자는 것이다. 그러면 세상도 밝아지고 내 삶도 즐거워진다. 그보다 못한 관계는 내가 채우고 만들어 가야할 관계이다

   시를 쓰는 사람은 감성적이고 예민할 수 있다. 감성적이라는 것을 잘 활용하면 좋은 글을 쓸 수 있다. 그러나 사소한 일에도 예민하게 반응하여 상처를 입거나 스스로 상처를 만드는 경우도 가끔 본다. 시사모의 회원은 시사모의 본질인 <시사랑 운동>과 <생명시 운동>이 흐려지지 않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이곳은 인간관계로 다투는 곳이 아니라 말글과 다투어서 우리에게 익숙한 말글을 물리치고 새로운 말글이 이기도록 글힘을 연마하는 곳이며 줄여 써서 많은 말을 하는 곳이다. 그래서 압축 된 시에는 옹이가 많고 못나고 뒤틀린 듯한 내용이 많다. 시의 산에서 곧은 나무보다는 뒤틀리고 굽고 처음보는 모양의 나무가 오래 기억에 남는다. 살아 가면서 맺힌 관계는 시로 풀어내고 그 시에 값하는 시인의 사람살이의 훈련장으로 시사모가 남기를 바라는 것이다.

   오늘은 우리가 시를 쓸 때 궁금하였지만 지나치기 쉬운 시작법(詩作法) 세 가지를 알아보자.

   1. 시인이 되려면 천부적인 소질이 있어야 하는가?

      정서적 감성이 선천적으로 뛰어난 사람이 가끔 있긴 하지만 좋은 글을 쓰는 대부분의 시인은 후천적인 능력으로 시를 쓴다. 후천적 능력이란 시적 감각을 기르는 훈련을 받고, 읽고 쓰기를 계속 연습한 사람이 습득한 능력을 말한다.

   2. 시는 자신이 체험한 이야기를 써야 하는가?

    인간의 경험이란 누구나 한정되어 있다. 자기가 살아온 이야기로 시를 쓴다면 몇 편 쓰고 나면 쓸 게 없다. 왜냐하면 시는 소설이 아니라 압축과 생략을 기본으로 하는 문학 장르이기에 그렇다. 보통 우리가 경험한 일들의 많은 부분은 다른 사람도 경험한 일인 경우가 많다. 시는 새로운 것을 말할 때 시다워지는데 다른 사람이 경험하지 못한 것이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시인은 자신의 경험으로만 시를 쓰는 것이 아니라 시 속의 화자(말하는 자)의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다. 시인의 경험은 화자의 이야기에 참고할 뿐이다. 화자가 만들어 지듯 경험도 다양한 상상으로 만들어서 독자가 공감을 하도록 하는 일이다. 마치 화가가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 말이다.

  3. 신춘문예나 유명 시전문지에 당선하려면 어떤 스타일이 있는가?

   그렇다. 응모한 시가 기성 시인을 흉내 낸듯한 매끈한 것은 예심에서 떨어지기 쉽지만 시의 기본이 되어있고 이야기가 있는 시는 예심을 통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시적 기본 소양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본심에서는 심사위원의 안목이나 문운도 한 몫 할 때도 있지만 확실한 것은 시적인 기본 바탕위에 신인다운 패기, 새로움이 반드시 있어야 뽑힐 수 있다. 응모작 가운데는 자기가 쓴 시가 기본기를 알고 쓴 것인지도 모르고 시를 완성했다고 내어놓는 시가 의외로 많다. 이 강좌를 처음부터 다시 읽어보는 것도 시적 기본기를 연마하는데 약간의 도움이라도 되면 좋겠다.


   벼루에서 부화시킨 난에 하얀 꽃이 피었다

   마모된 자리를 찾아 B플랫 음으로 채웠다

   제 몸 갈아 스민 물에서 서서히 목소리가 자랐다

   노송을 머리에 꽂고 온 사향노루가 어제와 똑같은 크기의 농도를 껴입고
   불씨를 건네는 새벽

   그늘을 먹고 소리 없이 알을 낳는 스킨다비스 줄기 끝에 햇빛의 발걸음이 멈춘 그 시각
   무장해제 된 상태로 소파에 누운 평각의 그녀가

   봉황의 눈을 깨트리며 날았다

   익숙한 무채색으로 난을 치듯 아침을 그렸다

   향 끝에 끌어당긴 빛으로 불을 놓으면 곱게 두루마기 걸치는 묵향

   단테가 잠시 머무르기로 한 지상의 낙원이 검은 호수 속에서 걸어 나왔다

                                - 리호, <묵향>전문


   위의 시를 잘 읽어 보라. 이 시는 우선 기본기가 튼튼하다. 벌말(버릴 말, 함부로 하는 말)이 없다. 그러면서도 다의적이고 새로운 심상 세우기(이미지 만들기)가 성공하고 있다. 끝까지 긴장감을 팽팽하게 밀고 간 언어의 조탁능력이 돋보인다.
   리호 시인은 동국대 문창과 출신의 여자다. 같은 대학 출신의 강희근, 문정희, 문효치 선배 시인들의 계보를 이을만한 젊은 시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이어산, <생명시 운동>


'글쓰기 공부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나에게 맞는 시, 짝 찾기  (0) 2018.01.05
■ 시인의 기초 공부와 상징  (0) 2018.01.05
■ 현실 재구성의 시  (0) 2018.01.05
■ 좋은 시인과 좋은 시  (0) 2018.01.05
■ 시론의 선택  (0) 2018.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