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공부방

<밴드장 토요강좌 전에>

귀촌일기 박뫼사랑 2017. 12. 25. 11:10

  <밴드장 토요강좌 전에>

    시 이론을 몰라도 얼마든지 시를 쓸 수는 있다. 시는 마음속의 불꽃이고 강력한 감정이 자연스럽게 흐르는 것, 즉 정(情)을 뿌리로 하고, 언어를 싹으로 하며, 운율(韻律)을 꽃으로 하고, 의미를 열매로 하는 것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이것이 시창작 법이다'라고 시를 정의 할 순 없어도 시가 되도록 쓰는 방법을 공부하지 않으면 시가 아닌 북테기를 시라고 우기는 엉터리 시인들이 생겨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시는 영혼의 화가가 그리는 그림이라고도 하는데 자기만의 색깔을 낼 수 있는 그림을 그릴 수 있을 때 비로소 시인이 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스승을 만나야 하는데 그게 쉽지가 않다.
   논어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1. 상품지인 불교이선(上品之人 不敎而善)/높은 품성을 가진 사람은 가르치지 않아도 스스로 선하다.

   2. 중품지인 교이후선(中品之人 敎而後善)/보통의 사람은 가르치면 이후에 선해진다.

   3. 하품지인 교이불선(下品之人 敎而不善)/낮은 성품의 사람은 가르친 후에도 선해지지 않는다.

   시를 쓴다는 것은 세상의 온갖 것을 사랑하겠다는 다짐이고 선한 인간이 되겠다는 선언이다. 인간에 대한 심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옹호하고 사랑하는 방법을 공부하는 길에 들어선 사람이다. 그런데 요즘은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라서 그런지 여기저기 떠도는 시공부의 낭인(浪人)과 걸인, 심지어는 시인의 자세는 제대로 익히지 아니하고 시짓는 기술을 조금 배운 것을 가지고 자기가 대단한냥 시단을 흐려놓는 사람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하품(下品)의 사람이 아니고 시를 제대로 배워볼 요량이라면 우선, 가여언자(可與言者/세상 모든 것과 대화가 가능한 사람)를 가르치는 스승을 정하고, 자기만의 선한 색깔을 드러내기 위한 치열한 자기와의 싸움을 해야한다.
   시를 속성으로 배우고 싶은 욕심으로 걸인처럼 여기저기 떠돌아 다니거나, 시에 대한 진정성이 없이 어쩌다가 얕은 지식이라도 갖게 되면 교만하여 시인이 다 된 듯 밴드를 제멋대로 휘젓고 다니면서 남에게 피해를 입히는 경우를 목격하게 된다. 이것은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도무지 해서는 안되는 문학의 깡패이자 앵벌이가 되어가는 행동인 것이다.
   나는 시를 잘 쓰는 시인을 발굴하기 위해 이 밴드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다운 시인, 영혼의 색깔이 묻어나고, 삶의 향기가 나는 시를 쓰는 선한 시인의 길을 갈 수 있도록,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징검다리를 놓아주려는 마음으로 이 일을 시작했다. 1밴드, 2밴드, 시창작 교실 등 800여 회원들에게 내가 가진 작은 재능을 기부하고 봉사하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참으로 순진하고 건방지기까지한 생각이었다는 자괴감이 요즘은 든다.  아무런 댓가나 조건없이 시사랑의 장(場)을 마련하여 회원들에게 도움이 되게하려는 마음으로 시간과 물질과 열정을 순진하게 쏟아왔다. 그러나 이 밴드가 추구하는 이런 목적에 반하는 엉뚱한 행동을 하거나 여자 회원들에게 수작을 거는 행위, 타 밴드에 사람을 빼가기 위해 활동을 하는 사람들, 상업적인 사람 등, 신고가 들어 오면 확인을 하고 사실로 밝혀지면 부득불 강퇴를 시켰는데 그 중 일부 사람들과 자기들의 뜻대로 내가 움직여 주지 않자 자진 탈퇴한 사람등이 참으로 허무맹랑한 인신공격과 음해를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스파이 처럼 자기의 심복 또는 본인이 가명으로 이 밴드에 다시 들어와서 회원들을 빼가거나 밴드를 와해시키려는 행동을 하는 것을 보니 참으로 실소와 서글픔이 들게 되는 것이다. 각 밴드마다 특성이 있을 것이다. 비슷한 성격의 밴드 여기저기에 가입되어 있는 사람이나, 타 밴드의 리더, 공동리더나 핵심적 사람 등, 순수하지 못한 의도를 감추고 있는 사람들은 이 밴드에 머물지 말고 자기 밴드에 집중 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왜 그렇게 사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자기와 맞지 않으면 떠나면 되는 것이고 우리 밴드의 목적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하면 강퇴 시킬 수 밖에 없는 간단한 일을 왜 이렇게 구질구질하게 하는가? 강퇴 당했다면 자기의 행동을 돌아 보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시를 아무리 잘 쓰는 사람이라도 삶이 시를 따라가지 못하는 엉터리는 곧 그 정체가 탄로나게 되고 그 순간 그의 시는 다 무너지는 것이다. 좋은 의도로 시작했지만 별의별 사람들을 다 겪어야 하는 지난(至難)한 이 일을 계속해야 하느냐는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시를 사랑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이 밴드에서 재미있게 활동하고, 글을 발표하는 많은 회원들을 외면할 수 없어서 고민하다가 나의 심경과 저간의 사정을 다시 알려 드리게 된 점, 회원 여러분의 깊은 이해로 밴드의 정화에 협조하여 주시기를 바라는 바이다.


<시창작의 현장, 이주의 회원 시>제36강

   아래 내용은 우리 밴드의 <시 창작 교실>에서 매주 계속하고 있는 시 창작의 이론 강의다. 이번 주 부터 일반 회원들에게도 공개하기로 마음 먹었다.

  ■상징(象徵/symbol)의 기법에 대하여

   상징은 사물을 전달하는 매개적 작용을 하는 것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상징은 그리스어로 '표시'를 뜻하는 명사 symbolon에서 온 말로 징표token, 기호sign, 부호mark라는 뜻이고 동사symballein는 '조립한다', 짜맞추다'를 의미한다.
   상징은 징표나 기호, 부호로서 서로 다른 둘을 하나로 결합시켜 독립된 하나의 의미를 나타내는 언어 양식인 셈이다. 빨간 신호등은 건너가지 말라는 것을 의미하고, 초록색이나 흰 십자가는 병원표시임을 나타내는 것이 상징에 속한다.

   상징의 특성

   1. 무엇인가를 표시한다.
   2. 이중의 지시를 갖는다.
   3. 허구와 진실을 포함한다.
   4. 이중의 적절성을 지닌다.

   시에 있어서 상징은 비유와 비슷한 점도 있지만 비유처럼 1:1의 형식이 아니라, 위의 특징처럼 1:다(多)의 형식으로 성립되어 동일성, 암시성, 다의성, 입체성, 문맥성 등, 다의적이고 이질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1)동일성의 상징

   바퀴는 정직하다
   어느 바퀴살 하나 꾀부리지 않고
   있는 힘 다해 제 길을 간다
   진창이 있어도
   목 노리는 칼날이 있어도
   두려워 않고 간다

   굴러가는 바퀴를 보고 있으면
   주춤거린 나의 세월도
   용서된다
   바퀴처럼 향할 용기가 아직은
   남아 있기 때문이다
                   - 명문재, <바퀴> 전문

   밀어 주는 힘만 있으면 그것이 진창이건 칼날이 있어도 두려워하지 않고 바퀴는 돌아간다. 그러나 "굴러가는 바퀴를 보고 있으면/주춤거린 나의 세월도/용서된다"라고 말하는데, 그것은 용기가 남아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바퀴는 '용기'와 같은 성격을 갖는 '정직성'이나 '진정성'도 내포하고 있다. 즉 돌고 돌아 원점으로 돌아가는 원(圓)의 구체적 모습이 되기도 하는데, 이것은 가장 철학적이고 가장 완전한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동일성의 상징으로 해석될 수 있는 것이다.

   2) 암시성의 상징
  
   원관념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보조관념만을 제시함으로써 그 무엇을 암시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상징은 '감춤'에 의한 암시성을  지니고 있어서 '감춤'과 '드러냄'의 양면성을 필연적으로 가지게 된다.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 김수영, <풀> 전문

   위 시에서는 보조관념인 '풀'과 '바람'이 그 무엇을 암시하고 있다. 풀은 바람과의 대비를 통해 끈질긴 민중의 힘과 인간의 속성, 그 의지를 암시하며 '감춤'과 '드러냄'의 연상작용으로 '풀'과 '바람'이 암시하는 상징효과를 극대화 시키고 있는 것이다.

   3) 다의성의 상징

   그 강은 다른 사람들 눈에는
   뜨이지 않고
   오직 나의 눈에만 보입니다.

   하지만 나에게도 그 강은
   흐르다가는 스러지고
   스러졌다가는 다시 흐르곤 합니다.

   말하자면 그 강은 내 뜻대로
   등장하는 것이 아니요
   퇴장도 제멋대로 입니다.

   그러면서도 그 강은 나에게
   많은 이야기를 합니다.
   주로 보이지 않는 세계를,

   그리고 보이는 세계의 숨은 신비를
   말해줍니다.
          - 구상, <그리스도 폴의 江 33>에서

   이 시는 강을 상징으로 한 연작 시 인데 '그리스도 폴'은 힘겨루기를 하면서 떠돌아 다니는 장사였는데 그의 소원은 힘센 장사를 만나는 일이었다. 마귀도 "나는 저자한테만은 당할 수 없다"며 뺑소니를 쳤는데, 그 후부터는 예수를 만나는 것이 소원이라고 은수자(隱修者/외딴 곳에 혼자 사는 수도자)에게 말하여 강을 왕래하는 사람을 업어 건네주는 소임을 맡았다.  어느 날 밤에 남루한 차림의 한 소년을 업어서 강을 건너는데 물살이 센 강 복판에 이르러 그 소년이 얼마나 무겁든지 꼬꾸라질 지경에 이를정도로 세상에서 가장 무거움을 체험하면서 죽을 힘을 다해서 건너편에 떨치고 돌아서서 보니, 후광에 쌓인 예수가 미소를 짓고 있었다는 이야기인데, 이 시를 쓴 시인은 '강'을 회심(悔心/거듭남)의 일터로 삼아서 시를 썼지만 원관념을 '감춤'으로써 독자에 따라 그 반응과 해석이 얼마든지 다양해 질 수 밖에 없다. 이를테면 내가 처한 현실이나, 인간의 깨달음 등 암시의 기능을 다양화 시킬 수 있는 이런 창작 기법을 다의성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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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회원 시>

가을향기/ 이명숙

그대를 만난 후
나의 가을은
사색으로 깊어진
글 향기가 날리고 있다

다하지 못한 이야기
부르지 못한 노래
이제는 하나하나 꺼내어
우리의 사랑은 피어날 수 있으므로

멀지 않은 시간
고통으로 피어났던 잎들은 사라지고
다시  올 우리들의 시간
텅 빈 들판에 서서도
사랑을 노래할 것이다

사랑 할 수 있다는거
하나 된 우리로
조용히 물들어 가는 것이기에
홀로 찬바람 맞지 아니하고
시린 마음 한 자락
고이 얹을 수 있는 것이다

그대를 만난 후
나의  가을은
깊어가면 갈수록
익어가는
글의 향이 남을것이다

(문정희 시인/가을 노트, 페러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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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같은 죄인들에게  /  최재창

울지마라

잘못하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잘못을 깨닫는 일이다.

일생에 한번도 죄지음 없기를 기대하지 마라.

배가 고프면 빵을 훔치고

바쁘면 가끔씩 끼어들기도 해라.

이미 더 많은 죄를 지은 조상님들이 너를 보고있다.

가끔씩 목사님도 괴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멍하니 창가에 앉아 있는 것도 괴로움 때문이고

홀로 길가를 방황 하는 것도 괴로움 때문이다.

달님도 햇님도 괴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등을 돌린다.

승냥이도 밤을 재우며 울고 있다.

(정호승 시인/수선화에게, 페러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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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는 희망 /김기호

하늘과 산기슭 사이
뿌려놓은 검은 물감 위에
석양으로 하나하나 물 들여갈 때

먼 - 고가선 위에 밤도 켜진다

구름은
산불로 피어나는 검은 구름 속
새롭게 피어나는 불씨 다발이듯

젊은이의 꿈과 이상
바람으로 타오르게
희망의 불씨가 돼주자

(김광균 시인/뎃상, 페러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