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낀 오솔길 / 정순애
시간의 내음 따라
한 발씩 내디딘 발자국
빗방울 소리 들으며 나아간다
딱딱한 아스팔트 길 걷다
삐끗한 발목이 곁눈질하며
돌아가라 눈치 하지만
가야 할 곳 있어
또 다른 길로
가쁜 숨 고르며 오른다
언제부터인지
폭신한 흙 내음이
발끝에서부터 서서히 파고든다
하얀 속살 드러낸 안개
언덕 언저리에서
미친 듯 나불대고
새들은
푸릇한 나뭇가지에서
길 안내하느라 여념이 없다
속삭이며 다가와 더듬더듬
올가미 치듯 마음 동여맨 안개비
그 속에 고개 숙인 고사리가 웃고 있다
짙푸른 잎사귀도
가는 길에 머금은 물줄기
뿌려 준다
<정순애 약력>
▲시인, 시낭송가, 사진작가
▲광주문인협회, 미술협회, 시인협회 회원
▲수상 : 무등미술대전 문화체육부 장관상
▲시집 : ‘바람에 흔들리고 비에 젖어도’
▲디카시집 : ‘괜찮아’
[광주매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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