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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 홀로 마시는 커피 / 이채

귀촌일기 박뫼사랑 2025. 5. 19. 13:40

깊은 밤 홀로 마시는 커피 / 이채

깊은 밤 홀로 커피를 마시며
매달리고 보채는 그리움 고이 뉘여
몇 번이고 쓰다듬고 재워보지만
잠들지 않는 촛불 같은 사랑
도리 없는 떨림으로 다가옵니다 
 
더 그리울 수 없는 그리움
늪이 된 가슴 타고
커피 한 모금 초연히 흐르면
당신과 하나이고 싶은 욕망
부질없는 꿈인 줄 알면서도 
 
어둠을 깨고 흐르는 멜로디
한밤의 연민으로 스치고
당신의 고백을 기억하는 가슴
진한 커피 향에 젖어
절절한 한 편의 시로 흐르는 밤 
 
참기 힘든 감정들 황량한 들판에
다 버리고 온 줄 알았는데
촛불 흔드는 가녀린 바람 끝으로
당신이 따라온 줄 이제야 알았습니다 
 
깊은 밤 홀로 마시는 커피는
당신에게 익숙했던
시간들을 기억해내고
찻잔이 놓인 탁자로
어둠 속 당신을 불러내지만 
 
절반의 그리움으로
절반의 외로움으로
아직 못다 한 사랑 남아 있어
카페인에 취한 밤, 남겨 둔
마지막 한 잎까지 젖어 듭니다 
출처 이채 제3시집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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