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중 단시 / 김대중
면회실 마루 위에 세 자식이
큰절하며
새해와 생일 하례 보는 이
애끊는다
아내여 서러워마라 이 자식들이
있잖소
이 몸이 사는 뜻을 뉘라서
묻는다면
우리가 살아온 서러운 그 세월을
후손에 떠넘겨주는 못난 조상
아니고저
-여성소비자신문
시조로 밝힌 심경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82년 청주교도소에서 지은 연시조 11수 가운데 첫째 수와 둘째 수다. 1월 6일생인 그를 처자가 면회 와서 세배와 생신 하례 절을 세 아들이 올렸나 보다. 감옥 면회실에서 받는 절이니 그 심경이 오죽했을까. 보는 이는 간수(看守)뿐이었으리. 그러나 흐느껴 우는 아내에게 자식들이 있으니 서러워 말라고 달래는 남편의 모습을 보여준다.
둘째 수에서는 역경 속에서도 자신이 사는 뜻을 밝힌다. 우리가 살아온 서러운 세월을 후손에 떠넘겨주는 못난 조상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 시조에서 읊은 것처럼 그가 마침내 제15대 대통령에 취임하자 IMF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업적을 이루었다.
<중앙일보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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