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가자 울고 / 서경덕
말은 가자 울고 님은 잡고 울고
석양은 재를 넘고 갈 길은 천 리로다
저 님아 가는 날 잡지 말고 지는 해를 잡아라
-고금가곡
노래로 남은 사랑
참 기가 막힐 일이로다. 말은 가자고 우는데 님은 날 잡고 울다니…. 석양은 이미 재를 넘어 어둠이 짙어 오고, 가야 할 길은 아득한 천 리. 님아, 날 잡을 일이 아니다. 시간이 멈추도록 지는 해를 잡아다오.
호는 화담(花潭). 가세가 빈곤하여 독학으로 13세에 서경(書經)을 읽고 복잡한 태음력의 수학적 계산을 스스로 터득했다. 18세에는 대학(大學)을 읽고 격물치지(格物致知)의 원리를 깨달았다. 격물치지란 수양을 기초로 유가적 도덕 정치의 이상을 실현하는 개념이다.
산림에 묻혀 후진 교육에 힘을 기울이던 중, 조광조의 천거가 있었으나 사양하고 학문 연구에 매진하였다. 또한 명승지를 유람하며 여러 편의 기행시를 남겼다.
명기 황진이의 유혹을 뿌리치고 사제지간으로 지냈다 한다. 서화담과 황진이 그리고 박연 폭포는 송도삼절이라고 불린다. 선조 때 우의정에 추증되었다.
작자 미상으로 나오는 판본도 있다.
“산은 옛 산이로되 물은 옛 물이 아니로다/ 주야에 흐르니 옛 물이 있을소냐/ 인걸도 물과 같아야 가고 아니 오노매라”-황진이
안타까운 사랑은 노래가 되어 남았다.
[유자효 시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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