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공부방

꽃의 시작 / 박승민

귀촌일기 박뫼사랑 2026. 4. 2. 14:17

꽃의 시작 / 박승민

 

면 소재지 농협 창구에도 봄꽃들 활짝!

 

담보대출로 잡아놓은 듯

흙 대신 화분만 보였다 뿌리 대신 꽃만 보였다

 

꽃은 어디서부터 일까?

뿌리와 열매와 꽃으로 나눈이는 틀림없이 분리주의자였을 것이다 그에게 뿌리는 꽃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나 추위 속에서

보는 눈의 안타까움과 뿌리의 안간힘이 서로 왕복할때, 휘어진 가지가 눈의 무게를 못 견디고 있을 때, 훨씬 더 이전 흙이 뿌리를 조였다 풀었다 하는 마찰력에서부터 꽃의 원단이 통째로 시작되는 것 아닌가

 

영업 창구마다 입출금이 한창!

뿌리 대신 꽃만 보였다 깨진 화분들이 쓰다 버린 붉은 목장갑처럼 쓰레기통에 버려져 있었다

[박승민 '해는 요즘도 아침에 뜨겠죠' 창비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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