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나라의 돌 / 박형준
아라비아에 달나라의 돌이 있다
그 돌 속에 하얀 점이 있어
달이 커지면 점이 커지고
달이 줄어들면 점이 줄어든다
사물에게도 잠자는 말이있다
하얀 점이 커지고 작아지고 한다
그 말을 건드리는 마술이 어디에
분명히 있을 텐데
사물마다 숨어 있는 달을
꺼낼 수 있을 텐데
당신과 늪가에 있는 샘을보러 간 날
샘물 속에서 울려나오는 깊은 울림에
나뭇가지에 매달린 눈이
어느 새 꽃이 되어 떨어져
샘의 물방울에 썩어간다
그때 내게 사랑이 왔다
마음속에 있는 샘의 돌
그 돌 속 하얀 점이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 동안
나는 늪가에서 초승달이 되었다가 보름달이 되었다가
그믐달로 바뀌어간다
[박형준 '줄무늬를 슬퍼하는 기린처럼' 창비 2020]
*풀리니우스의 말이라고 함. 헨리데이비드 소로 '달빛속을 걷다' 민음사 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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