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공부방

그런 눈 / 손유미

귀촌일기 박뫼사랑 2025. 12. 17. 13:17

그런 눈 / 손유미

 

사랑이 망할 때마다

녹지 않는 눈이 내려

 

하늘의 살을 덮고

오래 잔다

 

꿈속에선 아무 잘못이 없어

이마를 내놓고 놀고

 

하늘에선 내가 나를 포기하는 속도와 상관없이

눈이 계속 내리고

 

그럼 꼭 사면될 수 있을 것 같아

즐겁게 맞고

 

눈이 그치면 돌아가야겠지만

돌아갈 곳이 없어 눈은 그치지 않는

 

그런 꿈

 

그런 밤은 

영영 밤이고

 

어느 날 다시 궁금해지겠지

 

가망이 없어 사랑이 망하는 걸까

 [손유미 '탕의 영혼들' 창비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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