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눈 / 손유미
사랑이 망할 때마다
녹지 않는 눈이 내려
하늘의 살을 덮고
오래 잔다
꿈속에선 아무 잘못이 없어
이마를 내놓고 놀고
하늘에선 내가 나를 포기하는 속도와 상관없이
눈이 계속 내리고
그럼 꼭 사면될 수 있을 것 같아
즐겁게 맞고
눈이 그치면 돌아가야겠지만
돌아갈 곳이 없어 눈은 그치지 않는
그런 꿈
그런 밤은
영영 밤이고
어느 날 다시 궁금해지겠지
가망이 없어 사랑이 망하는 걸까
[손유미 '탕의 영혼들' 창비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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