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병 / 양애경
엄마가 돌아가신 지 일주일
7년의 독박 간병이 끝난 지 7일째이기도 한
아침
주전자에 물을 붓다가
나도 이제 행복해져도 돼
중얼거리는데
엄마 없이!
라는 말이 뒤따라와 호되게 뒤통수를 후려쳤다
엄마 없이?
눈물이 울컥
다시 길을 가로막고 섰다
-양애경(1956~)
양애경 시인이 최근에 펴낸 시집에는 그리운 엄마 얘기가 빼곡하다. 아픈 엄마를 닦아드리고, 밥상을 차려드리고, 옷을 입혀드리던 때의 일을, 간병의 시간을 기록한 시는 눈물을 훔치게 한다. 시 ‘퇴원’에서는 “어디 아픈 데 없고/ TV 앞에/ 엄마는 엄마 침대에 뒹굴뒹굴/ 나는 침대 밑 쪽이불에 뒹굴뒹굴/ 아/ 행복하다”라고 써서 구름을 벗어난 해처럼 잠시 찾아온 행복하고 밝았던 때를 기록했다. 그리고 시 ‘하루만 더’에서는 이 세상을 떠나려는 엄마가 조금만 더 곁에 머물기를 소망한다. “엄마 우리/ 하루만 더/ 이렇게 있어요/ 어깨 위에 햇볕이 따뜻할 때/ (......)/ 둘이 눈 맞추고/ 쿡쿡/ 웃을 때”라고 적어서 그 간절한 마음을 표현했다.
이제 엄마는 없다. 시인은 엄마가 앓았던 긴 병처럼 엄마를 길게 앓는다. 엄마가 여전히 옆방에서 바느질을 하고 계실 것 같고, 엄마의 마른 손을 잡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엄마의 부재를 견뎌 내기 어렵다. 시인이 쓴 것처럼 엄마는 “내 집”이고, 나는 엄마라는 침대 밑에 깔아놓은 “쪽이불” 같아서.
[조선일보 문태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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