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무는 사랑 / 이채
하루에도 저녁에 있듯이
사랑해도 저무는 시간이 있나 보다
늘어질 대로 늘어진 하루의 끄나풀을 힘겹게 받치고 선 노을처럼
어둠에 밀리고 밀려
태양의 찬란한 잔해가 하루를 넘는다
어둠은 낙엽처럼 쌓여 가는데
낮에 내린 비 부스러기
낙엽 위에 앉았다가
가질 수 없었던 그대의 가슴에
미련처럼 흩어져 뿌려대는데
허수아비 같은 그대를 바라보며 이대로 주저앉아야 하나 보다
슬프게 편집된 마지막 스크린처럼
이쯤에서 사랑도 저물어야 하나 보다
[출처 이채 제4시집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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