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밤의 고백 / 이채
낮에 본 단풍나무가 그리 붉더니
이 밤엔 그대가 단풍나무가 되어
내 곁에 서 있습니다
사랑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가을 달빛에 비친 내 그림자가
오늘따라 더욱 선명합니다
모든 것이 익어가는 가을엔
그대 눈빛도 내겐 붉어라
흠씬 뜨거운 눈물이 핑 돕니다
언제나 만나면 하고 싶은 말
못하고 또 못하고
신열하는 고백에도 또 못하고
사랑해서 기쁜 이여
붉은 단풍나무로
뜨겁게 달궈진 가슴앓이
가을밤이
빨깋게 타오르고 있습니다
<출처 이채 제4시집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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