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공부방

바람도 키가 큰다 / 박정식

귀촌일기 박뫼사랑 2025. 9. 22. 06:00

바람도 키가 큰다 / 박정식

 

박정꽃과 놀던 바람
쪼그맣던 바람

언제 컸지?

넓적 발 땅에 떡 버티고 서서
허리 굽혀 두 팔 힘껏

끙차!

하늘 먹구름
밀어내는

다 컸다, 바람.
(동시집 ‘바람도 키가 큰다’, 아침마중, 2025)

[시의 눈]
4원소의 하나인 바람은 기압 차이에 이한 공기의 이동 현상이다. 그러나 순수직관적 동심의 눈으로 보면 바람은 신바람을 일으키는 마법의 손이다. 꿈과 이상을 향해 끊임없이 몸짓하는 이카로스의 날개 같은 것이다. 그러므로 바람과 동심은 등식이 성립한다. 집중력이 짧지만 그들은 생각이 빠르고 생각의 스펙트럼을 순발력있게 펼치며 새로운 세계를 겨냥해 관심의 촉수를 가동한다. 쉽게 다가가 말을 트는 대인관계도 뛰어나다. 바람 같은 성향은 독립심이 강하고 얽매이는 것을 싫어한다. 자연과 사물을 보면 가슴이 뛰는 호기심 천국이다. 바람의 아이들은 재치 발랄하고 소통과 중재에도 일가견을 보인다. 유연하고 창의적 사고력을 발휘하길 꺼리지 않는다. 이런 동심이 질펀하게 녹아있는 화면에 시선을 집중하게 된다. 우선 역동성이 느껴진다. 동심의 힘이란 어디까지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일까? 지상과 바다 밑, 창공, 그리고 온 우주를 넘나들며 순간순간 자기력을 뻗치는 걸 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거리낌 없는 그들의 관계맺기가 눈부시기만 하다. 다리를 쭈욱 키워 금세 천상에 이른 바람이 팔을 뻗어 먹구름을 밀어낸다. ‘끙차!’ 이 자신감 넘치는 독립언, 동심의 승리를 상징하고 있음을.

 <광주매일신문 윤삼현·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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