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얼해진 뺨 / 문충성
내 얼굴 향해 내 피 빨겠다고
앵 날아드는 모기 나는
손바닥으로 쳤다
죽었을까
꿈속을
빠져나왔다 뺨이
여태껏
얼얼하다
- 문충성 '꿈속에서 모기를'
모기 한 마리 때문에 잠 못 드는 밤, 가슴 어느 한 점이 얼얼해지는 시다. 일상에서의 각성은 이런 잠깐의 해프닝에서 온다. 내 존재를 위협하는 것도 결국엔 '나'라는 자아이고 그 못난 녀석을 으깨려는 힘도 결국 '나'에게서 왔다니. 유쾌하지만 그저 웃을 수만은 없는 해프닝, 그 잠깐의 사건이 시로 변주되면서 하나의 거대한 죽비가 됐다. 꿈과 현실을 오가면서 때로 저곳이 현실인지 이곳이 꿈인지 모르는 순간이 있다. 우리에겐 꿈도 필요하고 현실에 디딜 발도 필요하다. 매 순간 죽비가 필요하다.
[매일경제신문 김유태 문화스포츠부 기자(시인)]
'글쓰기 공부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모국어 (0) | 2025.08.18 |
|---|---|
| 한밤의 트램펄린 / 남길순 (0) | 2025.08.12 |
| 사인용 식탁 / 조온윤 (0) | 2025.08.12 |
| 나의 꿈 / 한용운 (0) | 2025.08.12 |
| 피서의 참맛 / 한기 (0) | 2025.08.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