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초 효소 이야기

풀밭 속의 작은 보약 괭이밥.

귀촌일기 박뫼사랑 2025. 5. 12. 12:40

풀밭 속의 작은 보약 괭이밥.



실보다 가는
운명의 끈을 절대 놓지 않는
끈질긴 생명의 소유자여.

그대 이름은 괭이밥.

고양이가 아플 때
뜯어 먹는다해서
붙여진 이름 괭이밥.

이녀석은 한번 뿌리를 내리면 그 어떤 식물보다 끈질기게 살아 남는다. 뿌리까지 파헤쳐도 티끌보다 작은 잔뿌리가 남으면 여지없이 생명의 싹을 올린다. 구석진 그늘이나 바위 틈, 심지어 먼지 위에서도 싹을 올린다.

생명력이 강하다고 하는 풀들도 키 크기 경쟁에서 지면 더 이상 세력을 뻗지 못한다. 그런데 이 녀석은 끝까지 세력을 확장한다. 다른 풀들이 이 녀석에게 만큼은 키가 작다고 깔보지 않는다.

어릴 적 옆집 순이와 소꼽놀이를 하면서 까마중과 함께 밑반찬의 단골 메뉴로 항상 올라왔던 녀석이기도 하다. 수산이 있어 신맛이 났지만 그리 불쾌하지 않았고 흙장난을 하다 무심코 뜯어 먹어도 아무 탈이 없었다.

알고 있는가? 어릴 적 우리는 아무 생각없이 최고의 보약을 무심코 뜯어 먹었다는 사실을..

이 녀석은 이름도 제법 많다. 산모초, 시금초, 산장초, 산거초, 시금풀 등으로 불렸다. 이 녀석은 끈질긴 생명만큼이나 약성도 좋고 효능도 많은 능력자 중에 하나다. 동맥경화는 물론 설사, 이질, 토혈, 지혈, 해열, 간염, 콩팥염, 방광염, 황달에 좋고 전초를 달여서 복용하면 위암, 설암(혀)에 좋은 효능을 보인다.

또한 생즙을 내어 마시면 마른버짐이나 부스럼, 종기, 옴 등에 탁월한 효능을 보인다. 미세먼지나 황사, 송화가루로 인해 목이 따갑거나 아플 때 마당에 나가 이 녀석을 찾아 그냥 뜯어 먹어보라. 얼마 지나지 않아 신기하리만치 통증이 사라짐을 느낄 수 있다.

이 녀석의 어린 순을 따다 깨끗히 씻어 생나물로 무쳐 비빔밥에 돈나물과 함께 먹으면 시큼한 맛이 입맛을 당기게 한다. 여름에는 생장점을 뜯어 살짝 데친 후 행궈서 간을 맞춘 후 비빔밥이나 잡채에 다른 야채와 함께 곁들여 먹으면 좋다.

암으로 고생하는 사람은 이 녀석을 뜯어 음지에 말린 후 차로 달여서 보리차처럼 마시면 좋다. 위에 언급한 것처럼 생즙을 내어 마시고 환부에 바르면 가려운 증상이나 통증이 완화되어 시원함을 느끼게 된다.

이 녀석도 흔하디 흔한 풀이다. 그러나 절대 하찮치 않은 소중한 보약 중에 보약이다. 마당이나 화단에 이 녀석이 자라고 있으면 많이 아껴주자. 나른한 몸에 활력을 불어 넣어 줄테니까.

해강. <약초연구소 둥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