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밭의 소주 다섯 잔
콩나물국 한 그릇
뜨끈한 국물에
속을 달군다
더 뜨거워 진다
소주를 들이켰다
첫 잔은 그리움
둘째 잔은 외로움
셋째 잔은 웃음
넷째 잔은 침묵
다섯째 잔은
그저 빈 허공으로 흩어졌다
풀잎이 손가락처럼 흔들리고
잔디밭은 푹신한 이불처럼 나를 감쌌다
세상이 한바퀴 돈 것 같았다
아니 내가 세 바퀴쯤 돈 것 같았다
하늘은 푸르고
바람은 따뜻하고
나는 잔디에 누워
세상의 끝을 맛보았다
콩나물국은 식었고
소주잔은 텅 비었지만
가슴 속에 남은 건
뜨거운 국물보다 차가운 바람
세마리 이제 네 마리를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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