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공부방

오늘의 갈대 / 남길순

귀촌일기 박뫼사랑 2024. 12. 3. 13:02

오늘의 갈대 / 남길순

 

수많은 검을 꽂은 듯

 

침묵이 팽팽하다

 

흔들리는 갈대는 베어버리기로 한다

 

짙은 초록 속에서 검은 옷을 입은 사람이 튀어나올것 같다

 

점점 빽빽해진다

 

이렇듯 바람이 잔 날은 천일에 하루 있을까 말까 합니다

 

목이 마르다 아지랑이가 피어오른다

 

침을 삼키며 오랫동안 그 대열에 끼여 있으며 본다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지 않는 세상은

 

죽은 세상, 목숨 걸고

 

움직이는 곳이 있다

 

날아가는 새가

 

날아가는 새를 낚아채듯이

 [남길순 '한밤의 트램펄린' 창비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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