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공부방

두부 / 이영광

귀촌일기 박뫼사랑 2023. 3. 30. 06:33

두부 / 이영광

 

두부는 희고 무르고

모가 나 있다

두부가 되기 위해서도

칼날을 배로 가르고 나와야 한다

 

아무것도 깰 줄 모르는

두부로 살기 위해서도

열두 모서리

여덟 뿔이 필요하다

 

이기기 위해

깨지지 않기 위해 사납게 모 나는 두부도 있고

이기지 않으려고,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고 모질게

모 나는 두부도 있다

 

두부같이 무른 나도

두부처럼 날카롭게 각 잡고

턱밑까지 넥타이를 졸라매고

어제 그놈을 또 만나러 간다

'글쓰기 공부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참화를 부른 시 / 서준  (0) 2023.03.31
봄이 오면 가슴에도 꽃이 피네 / 이채  (0) 2023.03.30
화신花信 / 홍사성  (0) 2023.03.29
내 마음에 들어오지 마세요 / 박라언  (0) 2023.03.29
벌레 / 최지은  (0) 2023.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