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공부방

바다 학교 / 허유미

귀촌일기 박뫼사랑 2023. 3. 22. 06:36

바다 학교 / 허유미

 

한 번도

먼 곳을 가 보지 못한 친구가

먼 곳의 말을 가르쳐 달라한다

옥토퍼스 다코

애벌로니 덴푸쿠

칸치 사자에

어 플레이트 히토 사라

텐 사우전드 원, 이치만원

 

먼 곳의 말들은 깊은 바다 해초처럼

길고 둥근 소리들이라 부력이 좋네

입안에 둥둥 떠다니네

바다의 말들을 물 밖에 나와서도

펄쩍 뛰어올라 손으로 잡을 수 없네

 

열세 살부터 바다 학교만 다닌 친구

일요일에는 바람코지에 좌판을 차리고

쪼그려 앉아 먼 곳에서 온 이들에게

바다 학교 이야기를 펼치는

일흔 넘어 섬 밖 말을 배우는 만학도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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