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공부방

중년의 눈물 / 이채

귀촌일기 박뫼사랑 2023. 2. 27. 07:15

중년의 눈물 / 이채

 

이제서야 철이 드는 것인가

가랑잎 하나에도 눈물이 나고

한 줄기 바람에도 외로움이 스치는데

삶이여 사랑이여

그것으로 하여 슬픔이 있었고

그것으로 하여 기쁨이 있었지만

지나온 세월을 밤낮없이 지켜보며

가슴으로 비를 내리면 저 하늘은 무엇이며

철 따라 꽃을 피우는 이 땅은 또 무엇인가

 

사는 게 무엇인지 비로소 알았는가

굽이굽이 마음을 두고 왔어도

내 가슴에 들어있는 이 누구이며

내 마음 알아줄 이 누구이던가

오래된 가슴을 보았다면

오래된 우물처럼 깊도록 고여 있는

오래된 슬픔도 보았는가

그렇다면 그 눈물의 의미도 알겠는가

이제 내 가슴에 차라리 나를 묻노라

 

오늘은 모처럼 길도 한적하고

이 저녁엔 바람도 따스하니

잊을만한 추억의 강에 강물이 출렁이네

우연히 이 강가에서 당신을 다시 만나

유유히 흐르는 나뭇잎 배라도 타고

출렁이는 저 물결 위로

아쉬운 삶이여 그리운 사람이여

이 세상 끝까지 노를 저으며 가고 싶구나

젓고 저어서 이 세상 끝까지는 갈 수 있어도

다시는 다시는 돌아갈 수는 없는 삶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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