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어떻게 쓸 것인가?]
1. 남자 시인과 여자 시인
시를 즐겨 읽거나 시를 직접 쓰는 사람 중엔 남자가 많을까 여자가 많을까? 세계적으로 여자들이의 수가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렇다면 명시를 남긴 사람도 여자가 많을까? 아니다. 우리에게 기억되는 세계적 명시의 대부분은 남자들이 쓴 것이다. 이상하지 않은가? 여자들의 감성이 훨씬 풍부하고 섬세한데 왜 여자시인의 시가 명시로 기억되는 경우가 드문 것인가?
나는 이렇게 분석하여 발표한 적이 있다. "여자들은 감성이 풍부하고 섬세하여 표현하고 싶은 것들이 많고, 남자들은 상대적으로 감성이 덜하여 하고싶은 말을 많이 생략하는 까닭이다. 물론 이것이 전부는 아닐테지만 시는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최대한 줄여서 상징의 깃발을 제대로 세울 때 더 성공하게 되는 것이다."
요약하면 그랬다. 시는 그 단어를 빼어 버렸을 때 시가 무너지지 않는한 최대한 말을 줄이고, 더해도 안되고 빼서도 안되는 말의 조합이 최고로 단단한 구조의 시가 되는 것이다.
2. 진짜 시인과 거짖 시인
이름이 꽤 알려진 시인이 이런 이야기를 했다. "참 시인은 태어나는 것이지 만들어 지는 것은 아니다. 가슴에서 저절로 솟아난 어찌할 수 없는 감정으로 쓰여져야 하는 것이지 억지로 꾸미고 손끝으로 주무르고 할 일이 아니다." 그렇게 태어난 시인들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한국시인협회와 한국문인협회 등에 등록된 시인만 1만 명이 넘는다. 또한 400여 개에 달하는 이런저런 문학지로 시인으로 등단했다는 사람까지 합치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시인인지 가늠이 안될 정도다. 그러면 그 사람들이 모두 시인인가?
어떤 사람은 자신의 이름 앞에 버젓이 '시인'이라고 아예 박아 다닌다. '시인'이란 존칭은 남이 나를 높혀서 불러주는 극존칭인데 내가 나를 시인이라고 소개하는 것은 대통령이 자기를 '각하ㅇㅇㅇ입니다'라고 말하는 것과도 같은 결례이자 무지의 소치이다.
진짜 시인이란 학식의 높고 낮음이나 시를 멋지게, 완벽하게 쓰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 삶에서 우러나온 어찌할 수 없는 감성의 재료로 밥을 하고 반찬을 만들어 독자들에게 감동의 밥상을 차려주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시를 아무리 잘 쓴다해도 삶이 그 시를 받들어 주지 못하면 그 시는 거짖인 것이다.
102세에 돌아가신 일본의 '시바타 도요'할머니가 99세에 낸 시집<약해지지 마>가 200만 부나 팔린 것도 그 할머니의 삶이 그 시에 담겨있는 진솔한 것으로 사람들이 봤기 때문일 것이다.
바람과 햇살과 나/시바타 도요
바람이 유리문을 두드려
안으로 들어오게 해 주었지
그랬더니 햇살까지 들어와
셋이서 수다를 떠네
할머니 혼자서 외롭지 않아?
바람과 햇살이 묻기에
인간은 어차피 다 혼다야
내가 대답했네
애쓰지 말고
편하게 가는 게 좋은 거예요
모두 같이 웃어댄
오후의 한때
오래된 돌담/황금녀
밭담 길을 걷다가
오래된 돌담에
손을 얹었다
여든의 내 손등 같다
바람 막아내느라
고생했다 고생했다
서로를 위로하고
가만히 쓰다듬는
저녁 답'
나의 시창작 교실에 나오시던 팔십 세를 넘기신 황금녀 할머니의 시다. 그의 연륜과 시가 어울리지 않은가? 독자들에게 공감되는 진실한 내용을 쓰자는 말이다.
3. 시를 쓸 때 주의할 점
화려한 시는 천박한 화장을 한 사람과도 같다. 히트한 유행가 가사같은 미사여구를 여기저기서 주워모아 짜집기한 후 자기 도취에 빠진 흔한 이야기를 시라고 버젓이 내어 놓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그런 것은 시단에 나오면 바로 탄로가 나버린다. 유명 시들을 보면 우선 화려하지 않다. 사랑, 이별, 눈물, 슬픔, 기쁨 같은 추상적 단어를 잘 쓰지 않는다.
단 한 줄이라도 본인 생각을 써야한다. 그리고 내용을 설명하려고 하지말라. 될 수 있으면 간결하게 써놓고도 줄이고 고쳐라.
알고 지내던 눔/반칠환
젊은 날 속깨나 썩은 파뿌리에게 피디가 묻는다
"할머니, 다시 태어나도 할아버지와 살 거예요?"
"응, 알고 지내던 눔하고 사는 게 낫지 생판 모르는 눔하고 다시 살라문 힘들어"
인간극장 '동강의 봄'속 강변의 둥근 돌들도 알고 지내던 눔들끼리 다시 한 번 부딪치고 있었다
어느 봄날/나희덕
청소부 김씨
길을 쓸다가
간밤 떨어져버린 꽃잎 쓸다가
우두커니 서 있다
빗자루 세워두고, 빗자루처럼,
제 몸에 화르르 꽃물 드는 줄도 모르고
불타는 연산홍에 취해서 취해서
그가 쓸어낼 수 있는 건
바람보다 적다
4. 회원들의 시 보기
이번 주에도 많은 시가 올라 왔는데 울림과 내공이 있어 보이는 시가 몇 편 있었다. 특히 진솔한 자기의 감성을 크게 꾸미지 않고 쓴 김동광 님의 글 세 편이 처음보다 많이 좋아졌다. 아직은 거칠고 맞춤법도 틀리는 곳도 발견되고 있지만 고치려는 노력을 더욱 하고 자기도취에 빠지지 않고 겸손한 자세로 글을 쓴다면 괜찮은 글이 나올 것 같은데 이런 글이 살아있는 자기글이다. 또한 한길수 님의 '오징어'와 신경난 님의 '벤취에서'도 눈길이 가는 시였는데 상당한 내공이 엿보이고 있다. 김종웅 시인의 시는 시의 무게가 점점 더해져서 읽는 기쁨을 주고 있었다. 윤치홍, 이명숙, 김순애, 권영종, 김현철 님의 시도 약간의 서걱거림은 있었지만 시로서 성공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 보였다.
많은 분들의 시가 너무 노숙하여 늙은 시가 되어버렸다. 좀더 젊고 밝아졌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지만 여기에선 개인적 언급은 하지 않겠다. 그리고 신인들의 글 중에는 도덕적 관조자의 입장에서 쓴 글과 예쁜 글들이 많았는데 도덕적이거나 예쁘게 꾸민 글은 오히려 시로서의 맛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좀 거칠거나 낯설어도 새로운 얼굴의 시를 쓰기를 권한다.
매번 강조하거니와 불필요한 말과 형용사, 추상적인 말의 시어 차용을 시를 망치는 주범이라 생각 할 정도로 자제하라.
꿈이었던 것처럼/한길수
가슴 아파서
아픔을 술에 담갔어
술에 취해서
아픔마저 잠속에 묻었지
꿈속에서도 그대는
이별을 따르고 있어
잡을 수 없지만 보내기 싫은
애절한 마음만 넘치고 있어
사랑의 흔적은 날아가 버리고
실연의 마음만 숙취로 남아 있어
아침이 오면 모든게
되돌려 졌으면 해
꿈이었던 것처럼
꿈이었으면 해
술 냄새가 확 나는 글이고 시적 감각이 뛰어나서 밴드장이 선택한 <이 주의 시>로 소개한다. -이어산
(다음 주에 계속)
1. 남자 시인과 여자 시인
시를 즐겨 읽거나 시를 직접 쓰는 사람 중엔 남자가 많을까 여자가 많을까? 세계적으로 여자들이의 수가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렇다면 명시를 남긴 사람도 여자가 많을까? 아니다. 우리에게 기억되는 세계적 명시의 대부분은 남자들이 쓴 것이다. 이상하지 않은가? 여자들의 감성이 훨씬 풍부하고 섬세한데 왜 여자시인의 시가 명시로 기억되는 경우가 드문 것인가?
나는 이렇게 분석하여 발표한 적이 있다. "여자들은 감성이 풍부하고 섬세하여 표현하고 싶은 것들이 많고, 남자들은 상대적으로 감성이 덜하여 하고싶은 말을 많이 생략하는 까닭이다. 물론 이것이 전부는 아닐테지만 시는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최대한 줄여서 상징의 깃발을 제대로 세울 때 더 성공하게 되는 것이다."
요약하면 그랬다. 시는 그 단어를 빼어 버렸을 때 시가 무너지지 않는한 최대한 말을 줄이고, 더해도 안되고 빼서도 안되는 말의 조합이 최고로 단단한 구조의 시가 되는 것이다.
2. 진짜 시인과 거짖 시인
이름이 꽤 알려진 시인이 이런 이야기를 했다. "참 시인은 태어나는 것이지 만들어 지는 것은 아니다. 가슴에서 저절로 솟아난 어찌할 수 없는 감정으로 쓰여져야 하는 것이지 억지로 꾸미고 손끝으로 주무르고 할 일이 아니다." 그렇게 태어난 시인들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한국시인협회와 한국문인협회 등에 등록된 시인만 1만 명이 넘는다. 또한 400여 개에 달하는 이런저런 문학지로 시인으로 등단했다는 사람까지 합치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시인인지 가늠이 안될 정도다. 그러면 그 사람들이 모두 시인인가?
어떤 사람은 자신의 이름 앞에 버젓이 '시인'이라고 아예 박아 다닌다. '시인'이란 존칭은 남이 나를 높혀서 불러주는 극존칭인데 내가 나를 시인이라고 소개하는 것은 대통령이 자기를 '각하ㅇㅇㅇ입니다'라고 말하는 것과도 같은 결례이자 무지의 소치이다.
진짜 시인이란 학식의 높고 낮음이나 시를 멋지게, 완벽하게 쓰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 삶에서 우러나온 어찌할 수 없는 감성의 재료로 밥을 하고 반찬을 만들어 독자들에게 감동의 밥상을 차려주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시를 아무리 잘 쓴다해도 삶이 그 시를 받들어 주지 못하면 그 시는 거짖인 것이다.
102세에 돌아가신 일본의 '시바타 도요'할머니가 99세에 낸 시집<약해지지 마>가 200만 부나 팔린 것도 그 할머니의 삶이 그 시에 담겨있는 진솔한 것으로 사람들이 봤기 때문일 것이다.
바람과 햇살과 나/시바타 도요
바람이 유리문을 두드려
안으로 들어오게 해 주었지
그랬더니 햇살까지 들어와
셋이서 수다를 떠네
할머니 혼자서 외롭지 않아?
바람과 햇살이 묻기에
인간은 어차피 다 혼다야
내가 대답했네
애쓰지 말고
편하게 가는 게 좋은 거예요
모두 같이 웃어댄
오후의 한때
오래된 돌담/황금녀
밭담 길을 걷다가
오래된 돌담에
손을 얹었다
여든의 내 손등 같다
바람 막아내느라
고생했다 고생했다
서로를 위로하고
가만히 쓰다듬는
저녁 답'
나의 시창작 교실에 나오시던 팔십 세를 넘기신 황금녀 할머니의 시다. 그의 연륜과 시가 어울리지 않은가? 독자들에게 공감되는 진실한 내용을 쓰자는 말이다.
3. 시를 쓸 때 주의할 점
화려한 시는 천박한 화장을 한 사람과도 같다. 히트한 유행가 가사같은 미사여구를 여기저기서 주워모아 짜집기한 후 자기 도취에 빠진 흔한 이야기를 시라고 버젓이 내어 놓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그런 것은 시단에 나오면 바로 탄로가 나버린다. 유명 시들을 보면 우선 화려하지 않다. 사랑, 이별, 눈물, 슬픔, 기쁨 같은 추상적 단어를 잘 쓰지 않는다.
단 한 줄이라도 본인 생각을 써야한다. 그리고 내용을 설명하려고 하지말라. 될 수 있으면 간결하게 써놓고도 줄이고 고쳐라.
알고 지내던 눔/반칠환
젊은 날 속깨나 썩은 파뿌리에게 피디가 묻는다
"할머니, 다시 태어나도 할아버지와 살 거예요?"
"응, 알고 지내던 눔하고 사는 게 낫지 생판 모르는 눔하고 다시 살라문 힘들어"
인간극장 '동강의 봄'속 강변의 둥근 돌들도 알고 지내던 눔들끼리 다시 한 번 부딪치고 있었다
어느 봄날/나희덕
청소부 김씨
길을 쓸다가
간밤 떨어져버린 꽃잎 쓸다가
우두커니 서 있다
빗자루 세워두고, 빗자루처럼,
제 몸에 화르르 꽃물 드는 줄도 모르고
불타는 연산홍에 취해서 취해서
그가 쓸어낼 수 있는 건
바람보다 적다
4. 회원들의 시 보기
이번 주에도 많은 시가 올라 왔는데 울림과 내공이 있어 보이는 시가 몇 편 있었다. 특히 진솔한 자기의 감성을 크게 꾸미지 않고 쓴 김동광 님의 글 세 편이 처음보다 많이 좋아졌다. 아직은 거칠고 맞춤법도 틀리는 곳도 발견되고 있지만 고치려는 노력을 더욱 하고 자기도취에 빠지지 않고 겸손한 자세로 글을 쓴다면 괜찮은 글이 나올 것 같은데 이런 글이 살아있는 자기글이다. 또한 한길수 님의 '오징어'와 신경난 님의 '벤취에서'도 눈길이 가는 시였는데 상당한 내공이 엿보이고 있다. 김종웅 시인의 시는 시의 무게가 점점 더해져서 읽는 기쁨을 주고 있었다. 윤치홍, 이명숙, 김순애, 권영종, 김현철 님의 시도 약간의 서걱거림은 있었지만 시로서 성공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 보였다.
많은 분들의 시가 너무 노숙하여 늙은 시가 되어버렸다. 좀더 젊고 밝아졌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지만 여기에선 개인적 언급은 하지 않겠다. 그리고 신인들의 글 중에는 도덕적 관조자의 입장에서 쓴 글과 예쁜 글들이 많았는데 도덕적이거나 예쁘게 꾸민 글은 오히려 시로서의 맛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좀 거칠거나 낯설어도 새로운 얼굴의 시를 쓰기를 권한다.
매번 강조하거니와 불필요한 말과 형용사, 추상적인 말의 시어 차용을 시를 망치는 주범이라 생각 할 정도로 자제하라.
꿈이었던 것처럼/한길수
가슴 아파서
아픔을 술에 담갔어
술에 취해서
아픔마저 잠속에 묻었지
꿈속에서도 그대는
이별을 따르고 있어
잡을 수 없지만 보내기 싫은
애절한 마음만 넘치고 있어
사랑의 흔적은 날아가 버리고
실연의 마음만 숙취로 남아 있어
아침이 오면 모든게
되돌려 졌으면 해
꿈이었던 것처럼
꿈이었으면 해
술 냄새가 확 나는 글이고 시적 감각이 뛰어나서 밴드장이 선택한 <이 주의 시>로 소개한다. -이어산
(다음 주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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