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비옹의 폐허 / 르네 샤르
1966년 2월 24일
알비옹의 고결한 지표면에 구멍을 뚫는 사람들은 이것을 반드시 헤아려야 한다. 우리는 싸우는 것이다. 내리는 눈이 겨울날의 여우가 되고 또한 봄날의 오리나무가 되는 한 장소를 위해서. 그곳의 태양은 우리의 세찬 피의 위로 떠오르고, 인간은 동포의 집에서 결코 수형인이 되지 않는다. 우리에게 있어, 이 장소는 우리들의 빵보다 더 가치가 있다. 그것은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 르네 샤르(1907~1988)
알비옹의 고결한 지표면에 구멍을 뚫는 사람들은 이것을 반드시 헤아려야 한다. 우리는 싸우는 것이다. 내리는 눈이 겨울날의 여우가 되고 또한 봄날의 오리나무가 되는 한 장소를 위해서. 그곳의 태양은 우리의 세찬 피의 위로 떠오르고, 인간은 동포의 집에서 결코 수형인이 되지 않는다. 우리에게 있어, 이 장소는 우리들의 빵보다 더 가치가 있다. 그것은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 르네 샤르(1907~1988)
르네 샤르는 2차 세계대전 동안 레지스탕스 활동을 했던 프랑스의 저항시인이다. 1960년대에는 환경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60년 전, 그는 고향 근처인 알비옹 고원에 핵미사일 기지를 건설하려는 정부에 맞서 지역 주민들과 함께 싸웠다. “고결한 지표면에 구멍을 뚫는” 행위를 강력히 비판하며 그는 자연을 지키는 레지스탕스가 된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날짜가 명시된 이 시는 일종의 선언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핵미사일 기지는 결국 세워지고 말았지만, 그의 단호하고 비장한 목소리는 여전히 대지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기술과 자본을 가진 자들은 땅을 개발을 위한 ‘부지’로만 여기지만, 시인은 땅을 삶의 터전이자 자연의 순환적 질서가 펼쳐지는 ‘대지’로 여긴다. “내리는 눈이 겨울날의 여우가 되고 또한 봄날의 오리나무가 되는 한 장소”를 잃어버리면 ‘대지’는 ‘폐허’로 변한다. 굵은 글씨로 강조된 ‘장소’라는 말에 주목해보자. “이 장소는 우리들의 빵보다 더 가치가 있다”는 문장을 보면, 그가 지키려 했던 것은 물리적 장소뿐 아니라 그곳에 흐르는 지각 불가능한 생명의 기운까지 포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장소의 생태계는 한번 파괴되면 회복할 수 없고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다. 핵발전소를 짓기로 한 정부 발표를 보며, 르네 샤르의 이 선언적 아포리즘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
[경향신문 나희덕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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