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몸 / 함성호
이해한다는 것은
안다는 것이 아니라
알 수 없는 것을
알 수 없는 대로
받아들이는
몸의 말인 마음이다 (후략)
- 함성호
'이제는 향기로 듣겠습니다' 부분
멀고도 먼 천리를 가지 않고도 이미 모든 걸 봐버린 듯한 사람들이 있다. 그런 이들의 얼굴은 숭고하다. 그건 보고 걷고 만진 뒤에 오는 앎이 아니라, 이해하는 것이라고 시인은 말한다. 눈앞에 선 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일도 이와 같지 않던가. 알 수 없는 건 알 수 없는 대로 놔두는 자세 역시 이해의 한 단계일 수 있다. 흐름은 어떠한 마음가짐을 우리 감정의 물결 안에 스미듯 안착시켜 주기도 한다. 내적인 평온은 그렇게 아주 조용한 몸속에서 차분히 완성된다.
[매일경제신문 김 유태 문화스포츠부 기자(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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