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다 / 최설
하트만 봐도 발그레한 너에게
발소리만 들어도 생각나는 얼굴이 있다 계단을 오를 때마다 이마까지 두근거리는 이름이 있다 눈 뜬 새벽달마다 좋아요 좋아요 말하고픈 아이디가 있다 키큰 뒤퉁수만 봐도 돌아볼까 조마조마한 발걸음이 있다 화장실 앞 마주치면 종일토록 부끄러워 죽겠는 하루가 있다 케이크 작은 꽃송이에도 인사를 붙여 보내고 싶은 사람이 있다 내일도 오늘도 머릿속에서 종일토록 함께 걷는, 네가 있다
[최설 '핑크는 여기서 시작된다' 창비교육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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