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자리 / 정다연
네가 올지 몰라
비 맞지 않도록
옆자리에 우산을 올려 두었어
기다리는데
날개 젖은 제비나비도
쉬었다 날아가고
민달팽이도 머물다 갔어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서
날아가지 않게
내가 꽉 잡고 있었어
혹시 네가 올지 몰라
화장실도 꾹 참고 기다렸어
언제 와?
비도 그치고 날도 개고
하루 종일 햇볕만 닿아서
내 옆자리 되게 따뜻한데
[정다연 '햇볕에 말리면 가벼워진다' 창비교육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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