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중대작 / 이백
두 사람이 술잔을 마주 하니 산 꽃이 피네
(兩人對酌山花開)
한 잔 하고 한 잔 하고, 또 한 잔 하네
(一盃一盃復一盃)
취하여 자려고 하니 그대는 돌아가게나
(我醉欲眠君且去)
내일 아침 마음 내키면 거문고 안고 오게나
明朝有意抱琴來
- 이백 作 '산중대작'
참 담백하면서도 무위한 시다. 집착이라곤 없고 맺힌 곳이라곤 없다. 시선(詩仙)의 시답다.
두 사람이 마주 앉아 말 없이 술잔을 기울이니 산에는 꽃이 피어난다. 그 꽃을 보면서 한 잔 또 한 잔 하다가 취기가 돌면 꽃향기를 맡으며 봄바람을 이불 삼아 그 자리에 눕는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다음 날 거문고를 안고 온 친구와 또 술잔을 기울인다.
어지러운 세상을 등지고 선계에 들고 싶어진다. 같이 꽃향기 맡으며 술 한 잔 나눌 친구를 찾아봐야겠다.
[매일경제신문 허연 문화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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