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편지 / 박형진
겨우내 창문 틈새로 들어와
몸을 웅크리게 했던 찬바람이 멎고
어젯밤은 밤새 꿈결처럼
아지 못할 수런거림이 들리더니
자리를 차고 나가본 이 아침
아! 세상이 변했구나
잔잔한 바다 위론 드디어
봄의 온기를 담은 마파람이 불어오고
뒷산 허리엔 푸근한 안개가 감돌아
저 건너 논에 밤중부터
개구리 잠을 깨웠다
집 앞 개나리 꽃망울도 질세라
대지의 기운을 한껏 빨아 들였구나
머잖아 저 앞산도
진달래꽃 천지로 되고
요 앞바다엔
비늘처럼 펄떡이는 물이랑 타고
고깃배 들오는 것 눈에 보인다
부러 찬물을 받아 얼굴을 씻으니
마음의 때가 떨려나가듯
두 팔은 벌어져 하늘을 향하고
반짝이는 듯 마음은 열려
아직 자고 있는 모든 것들을
깨우고 싶어진다 일어나라
일어나 이 세상의 온전함을 느껴보자
봄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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