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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이름으로 / 이우걸

귀촌일기 박뫼사랑 2023. 2. 20. 07:48

추억의 이름으로 / 이우걸

 

배웅하기 위해서 역에 나갔다가
그대 가는 뒷모습 쓸쓸하고 아쉬워
그 기차 입석을 구해 함께 타고 갔었지

어디쯤 가서 내릴 생각도 못한 채
마냥 얘기 주고받다가 서울역에 도착하고

또 다시 대구행 표를
끊어서 내려왔던

차창 밖은 그날따라 질정없이 비가 내렸고
새로 돋던 그리움 빗줄기에 섞으며
하행선 밤의 선로는 내 상상의 여백이었지
- 이우걸 作 '기억의 향기'

나도 이런 적이 있었다. 역에서 차마 못 헤어져서 기차를 함께 탔던 기억. 그대를 내려놓고 다시 상행선 기차를 탔던 기억. 성에 낀 유리창에 그대 이름을 썼던 밤. 그때 우린 참 젊었다.
청춘을 되돌려 주는 듯한 시다. 시 제목도 '기억의 향기'다.
헤어지는 일에 익숙해지면서 우리는 늙어간다. 어떤 것도 영원한 것은 없다는 걸 알아가는 게 인생이니까. 그래도 그 '헤어짐'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젊은 날이 더 아름답다. 우리를 추억으로 안내하는 따뜻한 시다.
    [매일경제신문 허연 문화선임기자(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