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사병 / 최백규
천사는 내 어깨에 선한 얼굴을 묻고 울다가 집을 나섰다 흰 볕 아래 잠들면
잠시나마 천사를 쫓아 멀리 가는 것 같아서 좋았다
그해에는 옅은 웃음이 어른대는 꿈을 자주 꾸었는데 그곳에서 천사가 말없이 머리맡을 지켜주었다
해진 손목의 맥을 헤아리는 손길이 맑아서 가슴께가 아려왔다
산안개에 베인 눈동자 속으로 노을이 물들어가고 있었다 매일 밤
슬픈 줄도 모르고흐트러진 눈빛을 따라 걷다가 돌아왔다
높이 깃든 젊음이 해사하여 언제까지나 바람이 부는 곳을 치어다보게 될 여름의 끝자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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