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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밤 안개비가 내리면 / 이채

귀촌일기 박뫼사랑 2022. 4. 26. 09:30

봄밤 안개비가 내리면 / 이채

 

봄범 안개비가 내리면

성숙한 눈물에도 그리움이 젖어

방황하는 외로움에

홀로 키워 짙은 시름을 달래봅니다

 

아득히 밀려오는 안개 속으로

꺼질듯 이어지는 희미한 촛불은

새털 같은 바람에도

흔들리는 온 몸 가눌 길 없고

 

이젠 잊어야겠다던

간밤에 따나보낸 작별이건만

하얀 손수건 끝자락에선

비 내리는 밤뜰의 꽃물이 젖어듭니다

 

안개비에 묻힌 화답 없는 목소리

침묵하는 메아리에 봄밤이 내려앉으면

창문 흔드는 야윈 바람가지로

숨결 스치듯 다가오는 아련한 모습 뿐

 

흩어지는 여운속으로

허락 없이 떠나간 사람만이

젖은 숲길에 쓸쓸히 서 있습니다

봄밤 안개비만 내리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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