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밤 안개비가 내리면 / 이채
봄범 안개비가 내리면
성숙한 눈물에도 그리움이 젖어
방황하는 외로움에
홀로 키워 짙은 시름을 달래봅니다
아득히 밀려오는 안개 속으로
꺼질듯 이어지는 희미한 촛불은
새털 같은 바람에도
흔들리는 온 몸 가눌 길 없고
이젠 잊어야겠다던
간밤에 따나보낸 작별이건만
하얀 손수건 끝자락에선
비 내리는 밤뜰의 꽃물이 젖어듭니다
안개비에 묻힌 화답 없는 목소리
침묵하는 메아리에 봄밤이 내려앉으면
창문 흔드는 야윈 바람가지로
숨결 스치듯 다가오는 아련한 모습 뿐
흩어지는 여운속으로
허락 없이 떠나간 사람만이
젖은 숲길에 쓸쓸히 서 있습니다
봄밤 안개비만 내리면 ...
728x90
'글쓰기 공부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반딧불 / 윤동주 (0) | 2022.04.28 |
---|---|
둥근 것들의 다른 이름(임진강에서) / 이승희 (0) | 2022.04.27 |
배꼽의 기능 / 정현우 (0) | 2022.04.26 |
징검다리 / 김완 (0) | 2022.04.25 |
생은 그 자체로 질문이다 / 이우걸 (0) | 2022.04.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