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 시 창작 강좌 > ■ 신춘문예 그 환상과 실체
각 신문사에서 매년 실시하고 있는 신춘문예 당선자에게 당선 소식이 통보되는 12월 중순부터 우리나라의 많은 문학 지망생은 설레는 가슴을 안고 혹시나 연락이 올까 봐 열병을 앓는 시기다. 그동안 신춘문예는 신인들의 가장 화려한 등용문으로 인식되었고 이에 도전하는 사람 중에는 한두 번은 예사이고 3수, 4수, 심지어는 10년 넘게 매년 응모하는 사람도 있다. 그만큼 신춘문예에 대한 환상이 크다.
오늘은 신춘문예 시부문만을 떼어서 살펴보기로 하자.
1980년대까지만 해도 일간지에서 실시하는 신춘문예에 당선하면 전국적인 화제가 되었다. 그만큼 신춘문예라는 당선의 관문은 통과하기 어려웠기에 신춘에 당선되면 세상을 다 얻은 듯 기세가 대단했다. 그러나 지금은 옛날처럼 그런 관심은 사라졌고 해당 신문사에서 특집을 내는 일회성으로 반짝하고 마는 경우가 허다하다. 지역신문을 비롯해서 신춘문예를 운영하는 곳이 많기도 하고, 화제를 불러 올만큼 빼어난 작품이 별로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당선작들을 보면 수준 차이가 전국적으로 평준화 되었다. 보통 신춘문예에 응모하는 작품의 수가 적게는 200~500여 편, 메이저급 신문사엔 1.000편이 넘거나 심지어는 몇천 편이 될 정도로 아직도 아마추어 문인들이 대거 응모한다. 몇천 분의 일이라는 경쟁을 뚫고 당선하기란 사실 실력도 있어야 되지만 운도 따라야 하고 심사위원들의 성향과 맞아야 한다. 작품이 아무리 좋아도 당선자는 한 명을 뽑기 때문에 매년 아깝게 떨어지는 사람도 많다. 이렇게 어려운 관문을 뚫고 신춘문예에 당선되면 대로가 열리는 것일까?
몇 년전 월간 현대시와 격월간 시사사에서 조사했거나 언론사에서 낸 통계를 보면 역대 신춘문예 당선자의 75% 이상이 활동을 하지 않고 시단에서 사라졌으며, 전체의 25% 정도 시인으로 활동한다는 것이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질까?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깊은 사유와 은유적 진술, 감춤을 미학인 시의 본질을 제대로 알고 쓴 시를 가려낸다는 이유로 초보 시인이나 일반인이 해석하기 어려운 시가 난무할 수 밖에 없다. 비교적 내용 파악이 쉬운 서정시는 더더욱 신춘문예에 당선되기가 쉽지않은 구조다.
그래서 전문가들이 좋은 작품이라고 당선작으로 뽑았지만, 일반 독자는 이해도 어렵고 해석이 쉽지 않으니 감동이 있을리 만무하다. 또한 신춘문예에 당선만 되면 '고생 끝 행복 시작'인듯 해도 천만의 말씀이다. 아무리 신춘문예 당선했어도 자기 작품을 발표할데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신문사에서는 신춘문예 당선자를 낼 뿐 당선자 관리는 거의 하지 않는다. 즉 자기 신문사 당선자에게 시를 발표할 수 있는 문예지를 소개해 주거나 작품활동을 지원해 주는 경우가 거의 없다. 신춘문예 당선과 동시에 시단이라는 배타적이고 낯선 광야에서 스스로 살아가도록 맨몸으로 던져지는 꼴이다. 시단에 연줄이 있는 유능한 스승이 관심을 갖고 뒷받침 해주는 경우에는 훨씬 시단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생기고, 한 순간 유명해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학연이나 지연, 좋은 스승 없이 시단에서 혼자 살아남기가 매우 어려운 구조다. 시인이 활동 한다는 것은 작품을 발표할 수 있는 지면을 확보 한다는 뜻인데 아마추어 시인이 신춘문예에 당선을 했다고 해도 누가 청탁을 해주지 않는다. 스스로 발표할 지면을 얻기란 쉽지 않을 뿐더러 2류, 3류 종합 문예지에 발표했다가는 2,3류 시인처럼 꼬리표가 붙어서 작품활동을 하는데 오히려 장애가 되기도 한다. 좋은데는 발표할 지면이 없고 인정받지 못하는 문예지에 잘못 발표하면 오히려 손해를 보는 시단의 병폐적 구조가 공고화 되어있는 셈이다.
결국 신춘문예는 우리나라 시가 어렵게 된 주범 역할을 하지만 유능한 시인을 발굴하기도 하고 사라지게도 하는 양면성이 있는 제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춘문예를 동경하는 신인이 많기 때문에 지금도 한국문단의 중추적 행사로 자리잡고 있다.
"신춘문예라는 제도를 통하여 좀더 발전적 방법으로 시인을 발굴하고 시단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없을까?"라는 궁리를 해오던 나는 한 가지 방법이 생각 났다. 좋은 문예지와 신춘문예를 운영하는 언론사와 연계하는 방법이다. 우리나라 언론이 진정으로 한국문학의 발전을 생각한다면 이 방법을 마다하면 안 된다. 전통적인 언론에서는 자기들의 위상에 걸맞지 않다는 이유로 단독으로 매년 행사를 치룬다. 그야말로 행사를 위한 행사가 되기도 한다. 당선 후엔 독자도생 하든말든 신경을 별로 안 쓴다. 나는 '시와편견'이라는 시 전문지를 발행하고 있었고, 전국적인 인지도를 얻고 있기에 실험적으로 지난 2020년과 2021년, 뉴스N제주라는 인터넷 언론과 공동주최로 [뉴스N제주 신춘문예]를 전국단위로 실시해 보았다. 결과는 대 성공이었다. 시와 디카시에 국한하여 실시했었는데 매년 4천여 편의 작품이 응모되었다. 물론 메이저급 신문사보단 당선 가능성이 높겠다는 생각으로 약간 하향 지원하듯 한 결과라는 자평을 하기도 했지만 좋은 작품이 많이 응모되어서 이것이 앞으로 시단의 활력을 넣을 수 있는 제도라는 확신이 들었다.
우리나라 문학의 발전을 위해서는 권위있는 문예지와 언론이 공동으로 신춘문예를 실시하면 출신 시인들을 효과적으로 시단에 진출시킬 수 있다. 우선 작품을 발표할 수 있는 지면이 확보 되고, 또한 다른 문예지와 필진 교류를 쉽게 할 수 있으므로 여러모로 유리하다. 필자가 발행하는 계간 <시와편견>만 해도 권위있는 문예지 여러 곳과 필진 교류를 하고 있어서 작품 수준만 된다면 발표지면을 다양하게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디카시는 <한국디카시학>이라는 디카시의 정석을 표방하고 창간된 전문지를 발행하고 있으므로 출신 시인에게는 강력한 뒷받침을 할 수 있다. 신춘문예를 단독 실시하고 있는 일간지의 콧대를 낮추면 장차 한국문학의 콧대가 세계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나는 2년 전, 고향인 진주로 시와편견, 한국디카시학 본사를 옮겼고 지역에서 발행되는 일간 신문인 '경남도민신문'과 공동으로 [2023년 경남도민신문 신춘문예]를 공모 했는데 역시 대 성공이었다. 시와 디카시를 합쳐서 3,600여 편이 응모 되었으니 우리나라 어떤 일간지 신춘문예에도 뒤지지 않을만큼 양과 질에서도 큰 성과를 거두었다는 자타의 평이다.(다음주에 계속) <이어산 시인>
■ 이주의 디카시 한 편
희망
각 신문사에서 매년 실시하고 있는 신춘문예 당선자에게 당선 소식이 통보되는 12월 중순부터 우리나라의 많은 문학 지망생은 설레는 가슴을 안고 혹시나 연락이 올까 봐 열병을 앓는 시기다. 그동안 신춘문예는 신인들의 가장 화려한 등용문으로 인식되었고 이에 도전하는 사람 중에는 한두 번은 예사이고 3수, 4수, 심지어는 10년 넘게 매년 응모하는 사람도 있다. 그만큼 신춘문예에 대한 환상이 크다.
오늘은 신춘문예 시부문만을 떼어서 살펴보기로 하자.
1980년대까지만 해도 일간지에서 실시하는 신춘문예에 당선하면 전국적인 화제가 되었다. 그만큼 신춘문예라는 당선의 관문은 통과하기 어려웠기에 신춘에 당선되면 세상을 다 얻은 듯 기세가 대단했다. 그러나 지금은 옛날처럼 그런 관심은 사라졌고 해당 신문사에서 특집을 내는 일회성으로 반짝하고 마는 경우가 허다하다. 지역신문을 비롯해서 신춘문예를 운영하는 곳이 많기도 하고, 화제를 불러 올만큼 빼어난 작품이 별로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당선작들을 보면 수준 차이가 전국적으로 평준화 되었다. 보통 신춘문예에 응모하는 작품의 수가 적게는 200~500여 편, 메이저급 신문사엔 1.000편이 넘거나 심지어는 몇천 편이 될 정도로 아직도 아마추어 문인들이 대거 응모한다. 몇천 분의 일이라는 경쟁을 뚫고 당선하기란 사실 실력도 있어야 되지만 운도 따라야 하고 심사위원들의 성향과 맞아야 한다. 작품이 아무리 좋아도 당선자는 한 명을 뽑기 때문에 매년 아깝게 떨어지는 사람도 많다. 이렇게 어려운 관문을 뚫고 신춘문예에 당선되면 대로가 열리는 것일까?
몇 년전 월간 현대시와 격월간 시사사에서 조사했거나 언론사에서 낸 통계를 보면 역대 신춘문예 당선자의 75% 이상이 활동을 하지 않고 시단에서 사라졌으며, 전체의 25% 정도 시인으로 활동한다는 것이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질까?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깊은 사유와 은유적 진술, 감춤을 미학인 시의 본질을 제대로 알고 쓴 시를 가려낸다는 이유로 초보 시인이나 일반인이 해석하기 어려운 시가 난무할 수 밖에 없다. 비교적 내용 파악이 쉬운 서정시는 더더욱 신춘문예에 당선되기가 쉽지않은 구조다.
그래서 전문가들이 좋은 작품이라고 당선작으로 뽑았지만, 일반 독자는 이해도 어렵고 해석이 쉽지 않으니 감동이 있을리 만무하다. 또한 신춘문예에 당선만 되면 '고생 끝 행복 시작'인듯 해도 천만의 말씀이다. 아무리 신춘문예 당선했어도 자기 작품을 발표할데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신문사에서는 신춘문예 당선자를 낼 뿐 당선자 관리는 거의 하지 않는다. 즉 자기 신문사 당선자에게 시를 발표할 수 있는 문예지를 소개해 주거나 작품활동을 지원해 주는 경우가 거의 없다. 신춘문예 당선과 동시에 시단이라는 배타적이고 낯선 광야에서 스스로 살아가도록 맨몸으로 던져지는 꼴이다. 시단에 연줄이 있는 유능한 스승이 관심을 갖고 뒷받침 해주는 경우에는 훨씬 시단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생기고, 한 순간 유명해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학연이나 지연, 좋은 스승 없이 시단에서 혼자 살아남기가 매우 어려운 구조다. 시인이 활동 한다는 것은 작품을 발표할 수 있는 지면을 확보 한다는 뜻인데 아마추어 시인이 신춘문예에 당선을 했다고 해도 누가 청탁을 해주지 않는다. 스스로 발표할 지면을 얻기란 쉽지 않을 뿐더러 2류, 3류 종합 문예지에 발표했다가는 2,3류 시인처럼 꼬리표가 붙어서 작품활동을 하는데 오히려 장애가 되기도 한다. 좋은데는 발표할 지면이 없고 인정받지 못하는 문예지에 잘못 발표하면 오히려 손해를 보는 시단의 병폐적 구조가 공고화 되어있는 셈이다.
결국 신춘문예는 우리나라 시가 어렵게 된 주범 역할을 하지만 유능한 시인을 발굴하기도 하고 사라지게도 하는 양면성이 있는 제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춘문예를 동경하는 신인이 많기 때문에 지금도 한국문단의 중추적 행사로 자리잡고 있다.
"신춘문예라는 제도를 통하여 좀더 발전적 방법으로 시인을 발굴하고 시단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없을까?"라는 궁리를 해오던 나는 한 가지 방법이 생각 났다. 좋은 문예지와 신춘문예를 운영하는 언론사와 연계하는 방법이다. 우리나라 언론이 진정으로 한국문학의 발전을 생각한다면 이 방법을 마다하면 안 된다. 전통적인 언론에서는 자기들의 위상에 걸맞지 않다는 이유로 단독으로 매년 행사를 치룬다. 그야말로 행사를 위한 행사가 되기도 한다. 당선 후엔 독자도생 하든말든 신경을 별로 안 쓴다. 나는 '시와편견'이라는 시 전문지를 발행하고 있었고, 전국적인 인지도를 얻고 있기에 실험적으로 지난 2020년과 2021년, 뉴스N제주라는 인터넷 언론과 공동주최로 [뉴스N제주 신춘문예]를 전국단위로 실시해 보았다. 결과는 대 성공이었다. 시와 디카시에 국한하여 실시했었는데 매년 4천여 편의 작품이 응모되었다. 물론 메이저급 신문사보단 당선 가능성이 높겠다는 생각으로 약간 하향 지원하듯 한 결과라는 자평을 하기도 했지만 좋은 작품이 많이 응모되어서 이것이 앞으로 시단의 활력을 넣을 수 있는 제도라는 확신이 들었다.
우리나라 문학의 발전을 위해서는 권위있는 문예지와 언론이 공동으로 신춘문예를 실시하면 출신 시인들을 효과적으로 시단에 진출시킬 수 있다. 우선 작품을 발표할 수 있는 지면이 확보 되고, 또한 다른 문예지와 필진 교류를 쉽게 할 수 있으므로 여러모로 유리하다. 필자가 발행하는 계간 <시와편견>만 해도 권위있는 문예지 여러 곳과 필진 교류를 하고 있어서 작품 수준만 된다면 발표지면을 다양하게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디카시는 <한국디카시학>이라는 디카시의 정석을 표방하고 창간된 전문지를 발행하고 있으므로 출신 시인에게는 강력한 뒷받침을 할 수 있다. 신춘문예를 단독 실시하고 있는 일간지의 콧대를 낮추면 장차 한국문학의 콧대가 세계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나는 2년 전, 고향인 진주로 시와편견, 한국디카시학 본사를 옮겼고 지역에서 발행되는 일간 신문인 '경남도민신문'과 공동으로 [2023년 경남도민신문 신춘문예]를 공모 했는데 역시 대 성공이었다. 시와 디카시를 합쳐서 3,600여 편이 응모 되었으니 우리나라 어떤 일간지 신춘문예에도 뒤지지 않을만큼 양과 질에서도 큰 성과를 거두었다는 자타의 평이다.(다음주에 계속) <이어산 시인>
■ 이주의 디카시 한 편
희망
간절한 새해 소망이
메마른 억새에 꽃으로 피며
억새는 푸른 꿈을 꾸고
사람들은 가슴속에
열정이라는 씨앗을 뿌립니다
-_서경만
메마른 억새에 꽃으로 피며
억새는 푸른 꿈을 꾸고
사람들은 가슴속에
열정이라는 씨앗을 뿌립니다
-_서경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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