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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강성은

귀촌일기 박뫼사랑 2025. 5. 29. 10:34

봄 / 강성은

 

소풍, 나무잎 한 장으로 수만 개의 태양을 가리는 시간

어쩌면 수만 개의 너

 

고통, 투명한 거미줄을 몸속 가득 치는 노래

이빨이 부러지는 줄도 모르고 죽은 선조들의 뼈

제 이름을 부르며 죽어가는 군대

 

적막의 시간, 검은 재, 빛나는 재, 따스한 재들

어느날 소년들의 머리 위에 새하얀 집을 짓는

 [강성은 '구두를 신고 잠이 들었다' 창비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