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공부방
바람이 지나간 자리 / 이채
귀촌일기 박뫼사랑
2025. 5. 12. 14:21
바람이 지나간 자리 / 이채
흩어지는 미소 뒤로
풀려만 가는 시간들
싸늘한 바람이 지나간 자리에
쓰라린 눈물이 가득할 때
바람을 타고
사랑은 저만치 저물어만 가네
다가설 수 없는 그림자
초조함만 동동거릴 때
아픔으로 흘릴 눈물일랑
바람에 날려 버릴진데
이별의 눈물을 뿌린 채
쓸쓸한 바람이 지나간 자리엔
저무는 사랑에 갈 길마저 잃었네
길목을 돌리는 사랑 앞에
서서히 다가오는 이별의 예감
깊었던 사랑은 낯선 이방인 처럼
그렇게 수정이 되어가고
시린 마음에 안개가 피어도
이내 가슴 혼절을 하여도
다시 감기지 않을 사랑의 노줄이여!
꺼져가는 불빛처럼
식어가는 마음처럼
사계절을 사무칠망정
홀로 남겨진 영혼이
그렇게 잘려 나가도
태양이 뜨는 내일이 다시 오려나
사랑은
남겨진 이의 아픔을 뒤로 한 채
바람을 타고
저만치, 저만치 멀어져만 가네
출처 이채 제3시집 중에서
728x90